“한.미, 탈북 난민 적극적으로 받아들어야”


2006.10.20

중국 내 탈북자의 망명을 도운 혐의로 중국에서 체포돼 1년 반 동안 수감생활을 했던 한국 계 미국인 선교사 윤요한 목사는 20일, 중국 내 탈북자들은 인신매매, 강제북송 등 심각한 인권유린에 노출되어 있다며, 미국과 남한 정부는 이들을 망명을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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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미국 연방하원 건물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윤요한 목사 - RFA PHOTO/이수경

윤요한 목사는 이 날 미국 연방하원 건물에서 행한 연설에서, 심각한 인권유린에 노출된 중국 내 탈북자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했습니다. 지난 8월 중국 감옥에서 석방된 후 처음으로 행한 공식 연설입니다.

윤 목사는 중국에 숨어 지내는 탈북자들은, 중국 공안에 잡혀 북송될 것이라는 두려움으로 인해, 자해를 할 수 있는 도구를 몸에 지니고 다닌다고 말했습니다.

윤요한: 내가 지난해 5월 체포됐을 때 같이 잡혔던 탈북자 10명 중 리옥순 씨는, 면도칼을 몸에 지니고 있었다. 공안에 잡혀 조사를 받던 목과 팔목의 동맥을 끊었다. 북한에 송환되면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윤 목사는 많은 탈북자들이 탈북, 북송, 그리고 재 탈북을 하면서 도움의 손길을 구하는 동안, 인신매매로 팔려가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윤요한: 3년을 도와준 남자인데, 북송 됐다 2년 후 가족, 이웃 부부와 함께 다시 탈출을 했다. 나를 찾았으나 찾지 못하고 중국 교회를 찾아 갔으나 거절당했다. 탈북자를 돕다 걸리면 벌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딸은 인신매매로 팔려갔다. 북한에서 무려 2년간 거리에서 구걸하며 사는 소녀가 있었다. (중국으로 온) 이 소녀를 한국으로 망명시켰다. 아버지는 잡혀서 북송됐다고 한다. 어머니는 팔려가서 곱추인 중국인과 산다고 한다.

윤요한 목사는 이들 탈북자들이 일단 안전하게 제 3국으로 망명만 하게 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자신이 망명을 도운 탈북자들이 남한 등에서 정착해 살고 있는 것을 보면서 자신이 하는 일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윤 목사는 탈북자들 때문에 북한에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유세계로 망명한 탈북자들이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과 계속 연락을 취하면서 외부 소식이 북한에 전달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는 30만 명 정도의 탈북자가 자유세계로 망명을 한다면, 외부세계 소식이 북한 내부로 전파돼 북한 정권이 자연스럽게 붕괴 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 목사는 그러면서 남한과 미국 정부가 더 많은 탈북 난민을 받아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요한: 남한은 햇볕 정책을 중단하고, 진정 평화 통일을 위하고 북한 핵을 없애려면 탈북자 위주 정책을 써야 합니다. 역시 미국도 좀 늦었지만, 탈북자를 많이 데려오는 정책을 써야 할 것입니다. 6자회담은 필요 없습니다. 탈북자들은 계속 북한으로 자유세계 소식을 알리게 되면, 북한 주민들도 외부 소식에 밝아지기 때문에 결국 봉기할 것입니다.

윤요한 목사는 지난 1998년부터 중국의 칭타오, 베이징, 옌지 등지에 숨어사는 탈북자들을 보호하고 생계를 지원해 오다, 지난해 5월 9일 중국 공안에 체포됐습니다. 중국 길림성 연길시 수용에 수감된 윤 목사는 15개월을 수감생활을 했습니다.

윤 목사는 특히 감옥에 있을 당시 미국 대사관 측에서 9번 이상 나와 그의 신변을 확인하고 갔다며, 미국 정부의 관심과 중국정부에 대한 압박이 자신의 빠른 석방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윤 목사는 자신처럼 탈북자를 돕다 중국 공안에 잡힌 남한의 인권운동가들의 경우 자신보다 훨씬 무거운 형을 선고 받고 여전히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면서, 이는 남한 정부의 송환 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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