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북한 김영일 총리가 기업인이 포함된 30여명의 대표단을 이끌고 베트남을 방문했습니다. 이를 두고 북한이 베트남 경제를 배우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지만, 북한에게는 개혁에 대한 정치적 의지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베트남을 방문중인 북한 김영남 총리는 4박5일간의 베트남 방문일정을 산업 시찰로 채운 것으로 해외언론이 전하고 있습니다. 김 총리는 방문 직후인 27일 외국자본 유치와 개방정책을 총괄하는 베트남 기획 투자부를 찾았습니다.
이곳에서 베트남 올해 외자 유치액이 110억달러를 넘어섰다는 말을 듣고는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해외언론이 보도하고 있습니다. 김총리는 27일 저녁엔 관광 중심부인 꽝닌성 뚜언쩌우를 찾았고, 이튿날엔 수출입 중심지인 하이퐁 항구를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김영일 총리가 베트남을 방문하고 앞서 베트남 총리가 북한을 방문하자 북한이 베트남 경제 배우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고 해외언론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베트남의 경제 배우기가 아니라 개혁에 대한 ‘정치적 의지’라고 강조했습니다. 미 의회조사국 닉시 박사입니다.
Larry Niksch: 북한이 베트남식 사회주의 경제정책을 칭찬하지만 진정한 개방의지가 없으면 별 의미가 없다. 북한은 먼저 행동을 통해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과거 김정일이 중국 상해 주식시장을 들렀을 때 감탄사를 연발했는데 귀국해서 진정 뭐가 달라졌는가?
닉시 박사는 특히 김정일이 개혁의 시늉만 내다만 소련의 후루시초프와 비슷하다며 꼬집었습니다.
Niksch: 지난 50년대 소련 후루시초프는 전임 스탈린이 하던 계획경제를 바꾸겠다고 크게 떠들어댔지만 허사였다. 후루시초프는 국내 자본을 늘리지도 못했고,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지도 못했다. 김정일도 개혁을 할 것처럼 떠들어대고 전술적인 변화를 꾀해보지만 그건 자신의 정권안정을 위한 것이지 본질적인 개혁이 아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원(PIIE) 놀란드 박사는 북한의 정치적 의지, 특히 대미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Noland: 베트남 총리가 지난해 봄 워싱턴을 방문했을 정도로 미국과 베트남 관계도 좋다. 경제 관계도 아주 훌륭하다. 미국이 자신들과 전쟁을 치른 공산국과도 좋은 정치관계를 이룩한 실례라 바로 베트남이다.
이들 전문가들은 개방에 대한 북한의 정치적 의지 못지 않게 북한 핵문제가 하루빨리 풀려야 개방 속도에도 진전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90년대 이후 북한은 나진선봉 특구를 시작으로 부분적인 개혁, 개방을 시도했지만 결국 핵문제가 꼬이면서 좌초됐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