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식량위기, 핵 문제 등 정치문제로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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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진희

북한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으로 국제사회가 대북 원조를 꺼리면서 북한의 식량위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 워치(Human Rights Watch)의 케이석 연구원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정치적인 이유로 대북 원조를 줄이거나 중단하는 북한에서도 가장 취약한 계층에게 이중으로 고통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지원 부족으로 세계식량계획의 대북사업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지난주, 모금실적이 너무 저조해 다음달부터 40만 명 정도의 북한 주민들에게 식량공급을 중단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이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2년 짜리 대북식량사업을 위해 목표로 정한 모금액은 1억 2백만 달러입니다. 그러나 1년이 넘은 현재, 겨우 2천 3백만 달러가 모금됐을 뿐입니다. 러시아, 스위스, 독일, 호주 등에서 계속 지원이 이뤄지긴 했지만, 과거 최대 지원국이었던 미국에서는 전혀 지원이 없습니다.

특히 북한에 대한 최대의 식량원조국인 미국은 식량지원과 정치 현안을 연계시키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긴 하지만 실제론 여러 가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식량지원 원칙은 첫째 북한이 정말로 식량이 필요한지, 둘 째, 다른 나라와의 형평성을 고려했을 때 대북 지원이 적합한 지, 셋 째 식량분배 과정을 검증할 수 있는지 입니다.

세계식량계획 평양사무소의 장 피에르 드마저리 대표는 21일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식량지원을 해온 각국이 노골적으로 말은 하지 않지만, 대북 식량지원을 핵문제 진전 등 정치적 사안과 은연 중 연계하는 ‘보이지 않는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휴먼라이츠 워치의 케이 석 북한담당 연구원도 2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애서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을 정치문제와 연계해선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케이 석: 인도주의적인 지원은 정치적인 상황하고 무관하게 이뤄져야 하고. 동시에 북한 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국제사회의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분배 감시에 협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핵무기라든지 다른 정치적인 사안에 따라 지원이 더 많이 되거나 덜 되거나 끊기는 것은 큰 문젭니다.

석 연구원은 특히 외부 원조에 문제가 생기면, 북한 정부가 곤란을 겪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식량을 구할 수 없는 북한 최고 취약계층의 고통이 가중될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케이 석: 인도주의 지원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은 결국 북한 내에서도 가장 취약 계층입니다. 이 사람들은 북한 정부의 실패한 농업정책 등으로 인해 가장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국제사회에서 북한 정부의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인 비협조를 이유로 이런 사람들에 대한 지원을 끊는다면 이미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중으로 고통을 받게 하는 거죠.

한편 세계식량계획 스위스 제네바 사무소의 크리스티앙 베르티움 대변인은 지난 18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식량사정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불안정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에 정치적 요인과 상관없이 인도적 차원에 북한에 도움을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