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이민국 수용소 300여명 탈북자 열악한 환경서 생활”


2007.03.13

태국 방콕의 이민국 수용소에는 300여명의 탈북자들이 수용돼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최근 태국의 탈북자 실태 조사를 벌인 북조선난민구원기금의 가토 히로시 (Kato Hiroshi) 사무국장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이들은 100명 만이 들어갈 수 있는 좁은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며, 화장실 2개를 번갈아 사용하는 등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다고 밝혔습니다.

kato-200.jpg
북조선난민구원기금의 가토 히로시 (Kato Hiroshi) 사무국장 - AFP PHOTO

일본의 비정부기구인 북조선난민구원기금은 지난 달 25일부터 3월 1일까지, 태국에 있는 탈북자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였습니다. 실태조사는 태국 내 탈북자를 비롯해, 수도 방콕에 있는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 인권 변호사와 운동가들, 태국 이민국, 경찰 관계자들 등과의 접촉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현지 조사활동을 벌였던 가토 사무국장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방콕에 있는 이민국 수용소에는 300명의 탈북자가 구금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13세 75세로 다양한 연령대이고, 성별로 보면 여성이 주를 이룬다고 말했습니다.

가토 사무국장은 태국 내 탈북자들은 다행히도 중국 내 탈북자들처럼 북송될 위험에 놓여있지 않으며, 고문이나 매질 등 비인도적인 대우는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음식도 충분히 공급받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합니다. 그러나 300명의 탈북자들이 고작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방에서 함께 갇혀있는 등 구금환경이 상당히 열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Kato: (Even under the humanitarian treatment of the Thai government, most of the N. Korean refugees entering Thailand are treated as illegal entries...)

“태국 당국이 탈북자들을 인도주의적으로 대우하기는 하지만 일단, 불법으로 태국에 들어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민국 수용소로 보냅니다. 방콕에 있는 이민국 수용소는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인데요, 현재 300명의 탈북자가 한 방에 수용돼 있습니다. 방콕은 열대성으로 매우 더욱 지역입니다. 땀도 많이 나도 습기도 차고. 아주 불편한 생활환경입니다. 선풍기도 딱 한 대 있습니다. 화장실은 4개 있지만, 그나마 2곳은 고장이 났습니다. 300명이 두 곳의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이죠.”

가토 사무국장은,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있다 보니, 피부병에 걸리는 탈북자들이 많이 있다며 수용소 내 탈북자들의 건강을 우려했습니다. 가토 사무국장은 태국 정부에, 이민국 수용소에 감금된 탈북자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해 달라고 건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북조선난민구호기금과 함께 태국 내 탈북자 실태 조사에 참가했던 남한 내 인권운동가 김상헌 씨도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태국정부에 탈북자들을 한꺼번에 좁은 공간에 가둘 것이 아니라, 예전처럼 남한이나 미국대사관의 관할 하에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달라고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가토 사무국장은 이어 태국 정부는 중국 정부와 달리 탈북자들을 인도주의적인 관점에서 처리하고 있긴 하지만, 탈북자에 대한 태국 당국의 체포건수는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에만, 약 900명의 탈북자가 체포됐다는 설명입니다.

Kato: (The Thai police is divided into 4 sections...)

"태국 경찰은 관광 경찰, 일반 경찰, 이민국 경찰, 교통 경찰 등 4개로 분리가 돼 있습니다. 이들을 서로 의사소통을 하지 않은 채, 중앙 정부로부터 태국 법을 위반한 사람들을 체포하라는 명령을 받고, 각자 태국 내 탈북자들을 체포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체포되는 탈북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편, 일본의 비정부 기구인 북조선난민구원기금은 태국 뿐 아니라 중국 내 탈북자들을 돕고 있는 단체입니다. 가토 사무총장은 지난 2002년 탈북자들을 구하러 중국에 들어갔다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1주일 만에 풀려나기도 했습니다.

워싱턴-이진희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