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후계구도 분석 엇갈려

2007-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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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박성우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악화설이 나오자마자 남한 언론들은 훨씬 앞질러서 김정일 이후 북한의 권력 형태는 집단 지도체제가 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지도체제는 훨씬 더 복잡한 변수를 갖고 있어서 신중한 접근과 분석이 없이는 자칫 남북관계를 저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악화설이 남한 언론에 소개되자마자 몇몇 주요 언론들은 김정일 위원장 사후 북한의 권력 체계는 군에 의한 집단 지도체제가 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현재 국방위원회를 중심으로 군대가 나라를 통치하고 있다는 것을 그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입니다.

양무진: 북한은 어차피 선군정치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군의 정치 감각을 가진 군집단, 다시 말해서 국방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8인 또는 12인 위원회가 결성되서...

다른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군부만의 집단 지도체제라기 보다는 권력 기구들이 연합체 성격의 지도체제를 만들 것이란 예측입니다. < 통일연구원>의 이교덕 선임연구위원의 말입니다.

이교덕: 아무래도 북한 정치체제가 당 우선 체제니까 당의 유력자, 군부 지도자, 내각의 전문 기술관료... 이렇게 연합 체제가 될 가능성도 있구요.

앞서 들어본 두 가지 추정은 김정일 위원장이 실제 건강에 이상이 있어 자리를 물러날 때의 상황을 전제 한 것입니다. 때문에 급박하지 않은 상황 즉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없고 자신이 직접 후계자를 골라야 한다면 그 후계자가 누가 될 것 인가에 따라 권력 체제의 모습은 달라집니다. 후계자로 언급되는 인물 중 하나로 고(故) 성혜림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 김정남을 들 수 있습니다. 김정남은 지난 2001년 일본에서 위조여권을 갖고 입국한 협의로 강제 추방된 뒤 아직 해외를 떠돌고 있어서 권력투쟁에서 완전히 밀려났다는 것이 남한 언론들과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여전히 김정남은 대남 대미 정보를 수집해 김정일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김정일은 김정남을 비롯해 둘째와 셋째 아들인 정철과 정운 모두를 차기 지도자로 삼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북한내 사정에 정통한 양무진 교수는 분석했습니다.

양무진: 지금은 완전히 백지상태에서 정남, 정운, 정철 완전한 각개의 (서로 경쟁하는) 사람으로서 봐야 될 거 같아요.

그러나 남한 언론들은 김정일의 건강 악화설에 덧붙여 바로 그의 둘째 아들인 김정철을 유력 후계자로 부각 시키고 있습니다. 김정철이 군부대 등에서 아버지 김정일을 자주 수행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남한 언론들이 차기 지도자로 그를 꼽는 근거입니다. 북한 지도자 체제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 통일연구원>의 이교덕 박사도 이에 동의합니다. 이 박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당에서 김정철이 지도자 수업을 받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내세웁니다.

이교덕: 김정남이가 지금 맞고 있는 직책 이런 거는 좀 김정철 보다는 한 발 뒤에 있는 형국이 아닌가...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남한 언론들과 전문가들이 여러 가지 예상과 추측으로 김정일 위원장 이후 맞게 될 북한의 권력 체계를 그리고 있을 때, 정작 북한 방송은 남한 당국이 신형 군함을 배치시켜 한반도 긴장을 격화시키고 친북 인터넷 웹사이트를 폐쇄 시켜 남북 관계 진전을 방해한다면서 늘상 해오던 비난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남한 언론이 김정일의 건강 악화설과 후계 체제를 놓고 열띤 보도를 하는 것과는 무척이나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김일성 대학 등에서 종교철학을 강의를 한 바 있는 미국 심슨 대학의 신은희 교수는 남한 언론의 북한 지도부에 대한 보도에 대해 자신이 평양에 있을 때 경험한 북한 내 반응을 이렇게 전합니다.

신은희: 북에서는 웃어요. 기가 막힌다고 하지요. 도대체 그 사람들도 그런 질문을 하는 거지요. 무슨 근거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대번에 묻지요.

결국 폐쇄된 북한 그리고 통제된 사회인 북쪽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남북 철도의 상시운행까지 검토되는 완화된 남북관계 속에서도 여전히 어려운 일이며 남북관계를 위해서도 신중함이 요구되는 작업이라는 것을 언론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신은희 교수는 지적합니다.

신은희: (북한은) 남쪽에서 일단 선정적인 보도를 하기 때문에 정치용이거나 뭔가에 이용하기 위해서 북쪽의 어떤 위기설을 조장하기 위해서 이런 근거 없는 보도들을 내부용으로 하고 있다라고 생각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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