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지난 연말 북한을 탈출한 국군포로 한만택 씨를 북한에 송환했다고 남한 정부에 공식 통보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만택 씨의 남한 내 가족은 31일 청와대 민원실을 방문해 한 씨에게 추서됐던 화랑 무공 훈장을 반납하고 한 씨의 송환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전달했습니다. 이수경 기자와 한 씨의 조카며느리 심정옥 씨를 전화로 연결해 자세한 얘기를 들어봅니다.
국군포로 한만택 씨는 가족 관계가 어떻게 되시나요?
심정옥: 삼촌의 형제분이 8남매인데 현재 살아계시는 분이 누님 계시고 여동생 계십니다. 삼촌은 아들만 삼형제고 나머지는 여형제인데 아들 삼형제 가운데 막내아들입니다. 가운데 삼촌도 전사하셨어요. 제가 제일 맏형의 셋째 며느리입니다.
남쪽 가족들이 이번에 남한정부가 한만택 씨에게 추서했던 화랑무공훈장을 반납하셨다고 들었는데요, 반납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심: 우리가 주인 없는 훈장을 보관할 이유도 없고 이번에 나오시게 되면 전역식 할 때 해드리려고 했는데 우리 삼촌이 다시 오시게 되면 그때 직접 목에 걸어주고 전달해 주셨으면 하는 뜻에서 반납한 것입니다. 영원히 반납한 것은 아닙니다.
이날 청와대에 함께 접수시킨 탄원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습니까?
심: 앞으로 우리나라하고 중국과 북한하고 잘 의논해서 삼촌이 오시게끔 잘 부탁드린다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바라는 것은 삼촌이 다시 오실 수 있게끔 하는 겁니다. 이번에는 너무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낳았는데 다시는 제 2의 제 3의 일이 없으면 좋겠고, 우리 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려서 북쪽하고 잘 의논해서 우리 삼촌을 다시 보내줬음 좋겠습니다.
그동안 가족들은 한만택 씨가 전사한 것으로 알고 계셨나요?
심: 그럼요. 우리는 전사 통지서도 옛날에 받았고 호적상에도 전사로 돼 있고 그동안 제사도 모시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한 씨가 북한에 살아 계시다는 소식은 어떻게 아신 건가요?
심: 북에 계시는 친척분이 삼촌의 안부 편지를 가지고 나오셔서 알게 됐어요.
심정옥 씨는 삼촌이신 한 씨가 살아 계시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만나러 중국에도 다녀오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결국 북송됐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어떠셨나요?
심: 뭐 이루 말할 수 없죠. 한 달을 넘게 기다렸는데. 이미 삼촌을 안계시고 있는 상황에서 마냥 기다리고 있었던 거죠. 다시 부탁드리지만 우리 삼촌 좀 살려 주시고 계시는 동안에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해야 만나 볼 수도 있으니까. 우리 삼촌은 죄가 없습니다. 자식하고 손자하고 식구들을 위해서 오시다가 이렇게 됐는데 남은 여생 어디 계시더라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남쪽 형제분들이 살아계실 때 한 씨를 많이 보고 싶어 하셨나요?
심: 우리 아버님이 돌아가실 때 눈도 못 감고 돌아가셨어요. 보고 싶으셔서.. 얼마나 애타게 그리워 하셨는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저는 사실 보지도 못한 시 삼촌이지만 아버님을 생각하면 이보다 더한 일도 제가 해야 합니다.
한만택 씨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십니까?
심: 삼촌, 어디가 계시더라도 몸 건강하게 지금까지 살아오신 것처럼 꿋꿋하게 잘 계셔요, 언젠가 통일이 되면 만날 수 있겠죠. 삼촌 죄송해요. 삼촌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