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 송환 위한 움직임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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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탈출해 남한에서 살고 있는 국군포로 가족들이 북에 있는 국군포로 송환을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10일에는 남한을 방문한 ‘미주 국군포로 송환 추진위원회’ 대표를 만나 국군포로 실상을 알리는데 함께 협력해 나아가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6.25전쟁 국군포로가족 협의회’는 북한에서 사망한 국군포로의 아내나 자녀들이 탈북해 남한에 온 뒤 만든 단체입니다.

이들 국군포로의 가족들은 미국에서 국군포로 문제를 알리고 있는 정용봉 대표를 명예회장으로 추대했습니다. 정용봉씨는 최초의 국군포로 귀환자인 고 조창호 소위가 미 의회에 나가서 북에서 국군포로들이 당하고 있는 참담한 현실을 증언할 수 있도록 힘쓴 인물입니다.

‘미주 국군포로 송환 추진위원회’ 정 대표는 자신도 6.25전쟁 참전군인으로 전쟁때 부하들을 잃은 지휘관으로서의 아픔을 갖고 있다며 한국전쟁 포로문제는 남북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국제 사회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용봉: 우리가 전투할 때 유엔군 지휘 하에 전투를 했습니다. 그러면 유엔군이 이 포로문제도 완전히 해결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겁니다. 나는 그것을 미국에 주장하는 겁니다. 미국 사람들이 너희 국회에 가서 떠들지 왜 미국에서 떠드냐고 하지 않겠습니까? 나는 우리가 함께 전투를 하고 다 돌아 왔는데 남한 국군만 남아 있다면 그것은 불공평하다는 것을 주장하는 겁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국군포로송환 추진위원회 서정갑 한국본부장은 남북 당국이 50여년이 넘도록 국군포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민감한 사안으로 남게 된 이유 중 하나로 휴전 직전에 남한에서 있었던 포로석방을 들기도 했습니다.

서정갑: 우리가 휴전직전에 반공포로의 석방을 이승만 대통령이 당시 헌병사령관에게 지시를 해서 야밤중에 전부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있는 반공 포로들을 일방적으로 미군의 동의나 유엔군 몰래 전부 석방 시켰습니다. 다시 말해 탈출을 시킨 겁니다. 지금 이것이 북한과 국군포로 문제를 다루는데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남한정부는 당시 반공포로의 석방에 대해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석방은 어디까지나 포로 본인의 의사에 따라 이뤄진 행위였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은 국군포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오고 있지만 이 같은 북측 주장은 귀환 국군포로들의 증언으로 거짓임이 드러났습니다.

48년 만에 탈북한 국군포로출신 허재석씨는 휴전 후 포로교환에 의해 자신은 남한으로 가는 줄 알았는데 막상 간곳은 아오지 탄광이었다고 말합니다.

허재석: 포로수용소가 아니라 내무성 건설대 1701부대라고 간판을 붙여놨더라고. 포로가 아니라는 것을 북한이 만들어 냈다고. 그때는 김일성이 두 달간 포로교환이 끝나고 북한에는 포로가 한 사람도 없다고 했거든 명칭을 몽땅 바꿔놨지. 그 이듬해 4월 25일 떠나는데 우리는 이제 포로교환을 가나보다 했지 그런데 그것이 아니라 함경북도로 갔거든 아오지에 가니까 한 500명이 있더라고...

이날 모임에 참석한 탈북자 박향숙씨는 북한에서 30여 년 전에 사망한 국군포로였던 남편 김판달씨의 유해를 남한으로 모셔온 가슴 아픈 사연을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박향숙: 남편이 사망할 때 내가 죽어도 꼭 통일이 되거나 하면 뼈라도 고향산천에 묻어달라고 마지막 유언을 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마을은 따뜻하고 농사도 잘되고 살기가 좋다고 했습니다.

국군포로가족협의회는 남한에 입국한 국군포로의 가족 120명의 명단을 확보하고 국군포로 송환을 위해 미국과 한국에 있는 국군포로 송환 위원회 측과도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남한에 살고 있는 국군포로 가족들은 대부분 북에서의 고통을 잊고 인간다운 삶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그 한예가 올해 35세의 탈북자 최윤희씨 입니다. 최윤희씨는 지금 북한에서는 생각도 못했던 공부하는 재미에 빠져 살고 있습니다.

최윤희: 생활에 아주 만족합니다. 하고 싶었던 것이 북한에서 못했던 공부입니다. 나이가 있어도 대학에 들어가서 전공을 상경대 국제통상학을 하고 2전공으로 중국어 과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관세사 자격증도 딸 겁니다. 본인이 열심히만 하면 여기서는 얼마든지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이 희망에 찬 생활을 꾸릴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있는 것은 올 1월 제정된 ‘국군포로 송환 및 대우’ 등에 관한 법률입니다. 이 법은 국군포로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등에 대해서도 일정 금액을 지원해 주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서울-이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