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연락관 상주는 실무적 의미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미국 국무부 소속의 연락관이 북핵 불능화팀의 지원을 위해 평양에 머물고 있지만, 지나친 해석은 금물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정통한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연락관은 국무부내 국제안보, 비확산국(International Security and Non-Proliferation) 소속입니다. 이 연락관은 현재 평양의 고려호텔에 사무실을 두고 전화와 팩스기를 갖춘채 미국측 북핵 불능화팀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연락관은 그러나 정식 외교관이 아니라 외교관 신분을 지닌 직원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의 매코맥 대변인도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문제의 연락관이 지원업무에만 전념할 것이라면서, ‘그가 국무부 북한담담관이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McCormack: (No, I think it might even be contract personnel.)

내가 보기엔 계약직 직원일지도 모른다.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는 2개의 미국측 핵불능화팀이 나가 있습니다. 핵불능화팀은 매2주마다 교체되기 때문에 이들의 숙박이나 교통 등 편의시설 지원을 위한 업무가 필요하고, 때문에 연락관을 두게 됐다는 겁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이 연락관의 기능이나 임무를 곧바로 외교기능을 가진 연락사무소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지적입니다. 게다가 연락관의 임무 시한을 핵불능화 작업이 종료될 때까지로 한정한 것도 확대해석을 막는 또다른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서울 주한미국대사관의 한 고위관계자도 “이 연락관은 어디까지나 핵불능화팀을 위한 지원업무만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큰 의미(significance)를 둘 필요가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미국내 전문가들도 비슷한 견해입니다. 사회과학원(SSRC)의 시걸 박사는 연락관 상주가 정치적 의미보다는 오히려 '실무적'(practical) 의미가 더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렇지만 북미 양국이 핵문제에 진전을 보이고 있는 시점에 미국측 연락관이 평양에 주재하는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시걸 박사입니다.

Leon Sigal: 좋은 신호이자 필요한 신호이기도 하다. 미국 연락관이 평양에 나가 있고 북한 외교관이 얼마전 워싱턴 방문을 허락받았다. 양측간에 이런 조그만 움직임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적지 않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 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양측 수도에 연락사무소를 두기로 했지만 무산된 바 있습니다. 당시 미국측 준비요원인 켄 예이츠 전 국무부 직원은 북한 당국이 비무장 지대를 통한 물품 수송에 반대한데다 워싱턴의 사무소 개설에 따른 비용문제 때문에 무산됐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바 있습니다.

사회과학원의 시걸 박사는 이번의 경우 북미간에 연락사무소든 아니면 그보다 격이 높은 대표부 교환이 이뤄지려면 우선 무엇보다 북한의 비핵화 작업이 이뤄져야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