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겨울 앞두고 철길 보수에 주민 동원

서울-안창규 xallsl@rfa.org
2021.11.11
북, 겨울 앞두고 철길 보수에 주민 동원 사진은 북한 온정리 청년역에서 북한 주민들이 철로를 복구하는 모습.
/AP

앵커: 북한의 철길(철도)상태가 열악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철길 상태에 대한 중앙의 검열을 앞두고 북한의 지방 정부들이 철길 보수와 주변정리작업에 주민들을 동원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1일 “요즘 도내 모든 기관, 공장, 기업소들이 종업원들을 동원해 자기 단위가 담당한 철길 구간에 대한 보수와 청소를 하느라 바쁘다”며 “겨울철을 앞두고 진행될 철길과 주변 관리 상태에 대한 중앙의 검열을 받기 위해서 준비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각 단위들이 자기가 담당한 철길 구간에 나가 레일 밑에 깐 자갈을 채로 쳐 모래와 흙을 골라내고 부족한 자갈을 보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또 철길 옆 물도랑 정리, 철길 표식비와 전주대(전봇대) 밑둥 회칠 등 철길보수와 주변 청소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읍이나 시내에서 가까운 구간을 담당한 단위들은 하루에 일을 모두 마무리할 수 있었지만 먼 곳에 구간을 맡은 단위들은 종업원들이 점심밥을 싸가지고 이틀째 걸어 다니며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매월 첫 번째 주 금요일은 국가적인 ‘철도지원의 날’로 지정돼 있다”면서 “이날에는 전국의 공장, 기업소 책임일꾼들이 종업원들을 데리고 담당한 철길 구간에 나가서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레일과 침목, 신호등, 전봇대 같은 철길 시설물 관리는 철도 당국이 담당하고 레일 침목 밑에 깐 자갈 보충과 관리, 물도랑 등 주변의 관리와 청소는 각 공장, 기업소 단위들이 담당하고 있다”면서 “공장, 기업소는 물론 가두 여성들과 학생들도 철길 보수 관리에 동원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지난 11월 5일 ‘철도지원의 날’에 각 기관 기업소 별로 담당한 철길 구간에 대한 보수와 청소를 했지만 중앙에서 철길관리 상태에 대한 검열을 한다는 내용이 통보되면서 공장 기업소 종업원은 물론 인민반 주민들까지 모두가 철길에 나가서 작업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당에서는 철도를 ‘나라의 동맥’이라고 말은 잘하지만 철도를 현대화하기 위한 사업은 지지부진하다”면서 “다 썩어 부식된 50~60년 전에 깐 나무 침목을 콩크리트 침목으로 교체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자재 부족으로 아직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철길관리 상태에 대한 중앙의 검열을 앞두고 읍내 가두 여성들도 모두 철길 보수작업에 총동원됐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며칠전 ‘철도지원의 날’에 각 지구별로 자기가 담당한 철길 구간에 나가 자갈도 정리하고 주변 청소도 했지만 며칠 만에 다시 철길보수 작업에 동원됐다”면서 “다른 때는 담당한 철길 구간에 나가 얼렁뚱땅 시간을 보내면 되었지만 이번 연말 철도검열은 매우 중요하기에 모두가 철길 자갈을 보충하고 흙을 갈라내는 등 열심히 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우리나라의 철길 상태는 정말 말이 안 나갈 정도로 낙후되어 있다”며 “그럼에도 노동당과 정부는 철길보수와 관리를 시종일관 인민들에게 떠맡기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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