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경제적 이유 탈북자도 난민 인정해야”

비팃 문타폰(Vitit Muntarbhorn)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경제적 이유로 국경을 넘은 탈북자라도 본인이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은 원치 않을 경우,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유엔 총회에 북한의 인권상황을 보고한 문타폰 보고관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전화회견에서 중국 내 탈북자에 대한 난민인정 여부와 관련해 그 같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동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최근에 제네바주재 북한대표 관리들과 만나 북한의 인권상황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면담 내용을 소개해 주시죠.

"경제적 이유로 국경을 넘은 탈북자라도 본인이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난민으로 간주해야 합니다. 유엔에서도 이들을 난민으로 인정해 보호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Vitit Muntarbhorn: 그렇습니다. 특별보고관에 임명된 이후 방북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북한 측에 면담을 신청했습니다. 북한 측이 신청을 받아들여 지난 9월 30일 오전 제네바주재 북한대표부에서 면담이 이뤄졌습니다.

나중에 대표부에 도착해 북한이 저에 대해 특별보고관이 아닌 개인 학자 신분으로 면담을 허용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북한 측에서는 제네바주재 북한대사와 대표부 관리들이 나왔고 유엔에서는 저와 다른 관리 한 명이 참석했습니다.

북한 관리들에게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하며 방북을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북한 관리들은 면담 내내 거의 듣는 입장이었고 전반적인 면담의 분위기는 부드럽고 건설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북측은 방북요청에 대해서는 거부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에 대해 유엔 측에서는 방북여부와는 상관없이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관련 자료와 정보를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북측으로부터 아무런 반응을 받지 못했습니다.

지난달 28일 유엔 총회에 북한의 인권상황에 관해 보고를 했는데요. 유엔 총회에 북한의 인권상황이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요? 또 보고서는 주로 어떤 자료를 토대로 만들어졌습니까?

VM: 그렇습니다. 북한 인권문제가 다른 사안들과 함께 거론된 적은 있지만 북한이라는 특정 국가의 인권상황이 유엔에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보고는 예비보고이고 형식도 서면이 아닌 구두로 이뤄졌습니다.

유엔인권위원회가 채택한 결의안에 따라 조사가 이뤄진 만큼 유엔의 자료를 주로 활용했습니다. 또 자료의 다양성을 위해 국제사면위원회와 같은 공신력 있는 국제 인권단체들의 자료도 참조했습니다.

북한 인권상황에 대한 보고를 접수한 유엔은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까?

VM: 국제사회에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한 여론을 조성하는 것이 유엔이 취할 수 있는 조치입니다.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어떤 특정한 조치도 취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같은 조치는 제재와 같이 구속력은 없고 권고 형식을 취하게 됩니다.

이번 보고에서 경제적 이유로 국경을 넘은 탈북자라도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하셨는데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VM: 북한주민들이 국경을 넘는 경우는 대개 두 가지로 분류됩니다. 먼저, 정치적 박해를 피해 제3국으로 도피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가 전형적인 난민에 해당합니다.

다른 분류는 식량을 구하는 등 경제적 이유로 국경을 넘는 탈북자들입니다. 현재 이들을 난민으로 인정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많습니다. 하지만 경제적 이유로 국경을 넘은 탈북자라도 본인이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난민으로 간주해야 합니다. 유엔에서도 이들을 난민으로 인정해 보호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외부 인도지원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하셨는데요. 북한 당국에 의한 인도지원의 전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VM: 북한에서 활동 중인 유엔 기구들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인도지원을 대규모로 전용하는 사례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비밀리에 식량 등을 전용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북한을 방문한 적이 없는 저로서는 어느 쪽이 옳다고 판단할 수 없습니다. 다만, 북한 당국이 감시활동에 대한 제약조건을 여전히 두고 있기 때문에 외부 지원에 대한 완전한 감시가 이뤄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지원품의 투명한 배분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감시활동이 지금 보다는 더 강화돼야 한다고 봅니다.

내년 초에 유엔인권위원회에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기로 돼 있는데요. 앞으로 조사활동에 대해 설명해 주시죠.

VM: 무엇보다 북한주민들의 인권상황을 개선하는 문제에 관해서라면 북한 당국과 언제든지 대화할 준비가 늘 돼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북한 당국이 일단 이번 유엔 총회 보고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강경한 반응을 보였지만 북한 당국과 비공식 경로를 통해 인권문제를 논의할 기회가 여전히 있다고 봅니다.

북한 당국이 자국의 인권상황을 개선할 의지가 있다면 유엔은 필요한 지원을 할 용의가 충분히 있습니다. 예를 들면, 수감시설의 개선이나 사법 절차의 개정 등도 유엔의 지원을 받으며 이뤄질 수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방문조사를 북한 당국이 허용할 것을 거듭 촉구합니다. 당장은 올해 말에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 인권회의에 참석해 북한 인권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확보할 계획입니다. 제네바주재 북한대표부를 방문했을 때 북측에도 이 같은 계획에 대해 이미 설명했습니다. 내년 초에 열리는 유엔인권위원회에 제출할 최종 보고서를 위해 가급적 많은 자료를 확보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