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타결, 이란 온건세력에 힘 실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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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이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논의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내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란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북한의 경우처럼 미국이 이란과 핵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사국들과 독일 대표들은 지난 27일 영국 런던에 모여 이란에 대한 새 유엔 제재 결의안을 논의했습니다.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이 유엔의 경고를 무시하고 핵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유럽국가들은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해 핵개발 계획에 관여하고 있는 이란 인사들의 여행과 국제금융거래를 차단하는 등 이란에 대한 제재수위를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작년말에 채택한 결의안에서 이란이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그리고 중수로 건설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지체없이 중단하고 국제원자력기구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이 결의안에 따라 유엔 회원국들은 이란과 핵개발 계획에 관련된 어떠한 거래도 할 수 없게 됐으며, 핵개발 계획에 관련된 이란의 해외자산을 동결할 의무를 지게 됐습니다.

그러나 이란은 유엔 결의의 시한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보란듯이 핵활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지난주 국제원자력기구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현재 1천개의 원심분리기를 확보해 우라늄 농축을 진행하고 있거나 곧 시작할 단계에 있습니다. 3천개의 원심분리기를 확보하겠다는 이란의 공식 계획에는 아직 크게 못 미치지만, 예상보다 빨리 진전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오는 5월쯤 이란이 계획대로 3천개의 원심분리기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경우 이란은 일 년에 한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평화적인 목적의 핵개발 계획만 있으며 핵무기를 개발할 뜻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이처럼 대범하게 핵개발에 나선 데 대해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타결된 북한 핵문제 합의에 자극받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처럼 핵협상을 끌고 가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내려는 게 아니냐는 것입니다. 또한 북한 핵 타결이후 미국내에서도 부시 행정부에 대해 이란과 북한처럼 협상에 나설 것을 주창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의 민간단체인 군축협회의 데릴 킴벌 (Daryl Kimball) 사무총장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이미 핵실험까지 마친 북한이 핵문제를 풀기 위한 외교적 합의에 동의한 것을 보면, 이란 핵문제 역시 협상을 통한 해결이 최선이라고 말했습니다.

Kimball: (I think if anything it might give strength to the arguments of those in Iran who do want to engage with the West in talks to resolve the differences.)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이 타결된 덕분에 이란의 온건 세력이 힘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서방측과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핵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타당하다는 걸 6자회담이 보여준 것이죠. 6자회담이 지연되면서 북한이 이를 핵실험의 핑계로 삼은 게 사실입니다만, 협상이 더 일찍 시작됐다면 굳이 핵실험까지 갈 이유는 없었을 겁니다. 따라서 이란의 경우도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단계에 이르기 전에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미국과 유럽은 이란이 일단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해야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이란은 우라늄 농축은 정당한 권리라며 중단할 뜻이 없음을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은 항공모함을 이란 인근 해역에 배치하고, 이란 금융기관들에 대한 금융제재를 가하면서 이란이 협상에 나오도록 압박하고 있습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