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클라이드 법무법인, “북한의 부적절한 재보험금 청구에 대해 보험금 지급 의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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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발생한 대형사고의 보험금 지불 문제를 놓고 북한과 영국의 재보험회사들이 법정 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영국 재보험회사들을 대리하고 있는 마이클 페이튼 (Michael Payton) 변호사는 북측의 요구는 적절한 보험금 청구로 볼 수 없는 만큼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지난 2005년 4월 북한 고려항공 소속의 응급의료용 헬리콥터 한 대가 평양 인근에 있는 정부 창고에 추락했습니다. 이 사고로 창고 안에 있던 재난 구호물자들이 대부분 불에 타버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려항공측은 이런 사고에 대비해 조선국영보험공사에 미리 보험을 가입했기 때문에, 보험공사측으로부터 보험금을 받아 문제의 정부 창고측에 보상금을 지급했습니다.

그 뒤 조선국영보험공사는 영국의 재보험회사들에게 4천4백만 유로, 미화로 약 5천 7백만 달러의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보험회사들은 혼자서 피해보상을 다 해주기 힘든 대형 사고들에 대비해 더 큰 보험회사의 재보험에 가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국의 재보험사들은 북한측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이 문제는 북한 법원으로 넘어갔습니다. 양측이 서명한 계약서에는 분쟁이 발생할 경우 북한법에 따라 해결하도록 돼 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을 담당한 북한 법원은 영국의 재보험회사들이 조선국영보험공사측의 요구하는 대로 4천4백만 유로의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지난 달 판결했습니다. 그래도 영국 재보험회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계속 거부하자 조선국영보험공사는 재보험회사들을 이달 3일 영국 법원에 제소했습니다.

조선국영보험공사를 대리하고 있는 영국 법률회사 엘본 미첼 (Elbrone Mitchell)의 관계자는 26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영국 재보험회사들이 지난 9년동안 꼬박꼬박 보험료를 받아 챙겨놓고 이제 와서 보험금을 내주기가 싫으니까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측이 신고한 사고 내용이 거짓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영국 재보험회사들을 대리하고 있는 클라이드 (Clyde) 법무법인의 마이클 페이튼 (Michael Payton) 변호사는 26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측의 요구는 적절한 보험금 청구로 볼 수 없는 만큼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Michael Payton: (We are asking the N. Koreans to prove the case before the English court.)

"실제로 그런 대형 사고가 있었는지를 북한측이 영국 법정에서 증명해 보여야 한다는 게 우리의 입장입니다. 북측이 내놓는 증거들이 과연 신뢰할 만한 건지는 모든 사실과 정황을 종합해서 영국 법원이 공정하게 판단할 겁니다."

영국 재보험회사측은 특히 북한측이 사고가 발생한 지 불과 열흘도 안돼서 수십만개에 이르는 피해 물품의 목록을 빠짐없이 제출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사고 발생후 혼란한 상황에서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피해내역을 자세히 보고하는 건 매우 드문 일이라는 게 보험회사측의 판단입니다.

한편 페이튼 변호사는 이번 소송의 최종 결과가 나오려면 앞으로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일단 양측의 주장을 검토하는 법정심리가 열려야 하는데 이마저도 법원의 사정상 금방 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이어서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돼도 증거의 신뢰성과 전문가들의 의견, 목격자들의 진술 등을 놓고 지루한 법정 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페이튼 변호사는 내다봤습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