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이진희 bonnyj@rfa.org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8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들어섰다고 남한 한국은행이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경제가 악화됐다는 발표를 함으로써, 정부의 대북지원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GDP, 즉 국내총생산이란 한 나라에서 1년 동안 생산해낸 재화나 봉사(서비스)의 가치를 합한 것으로 한 나라의 경제가 전년에 비해 성장 했는지 혹은 후퇴 했는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16일 남한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6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지난해 국내총생산은 전년도에 비해 1.1%가 감소했습니다. 1999년 이후 8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후퇴한 이유는, 기상여건이 악화되면서 농림어업 생산이 감소한데다, 도로 등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건설업이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다 핵 문제 등 때문에 국제관계가 악화됐고, 에너지 부족이 현실화되면서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지속됐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북한의 농림어업 성장률은 지난해에 비해 2.6% 하락했습니다.
미국 의회 조사국의 래리 닉쉬 박사도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해 북한의 농업생산량이 감소했다는 보도가 많았던 만큼, 국내총생산 감소했다면, 농업생산량 감소가 주요 요인이 됐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건설업의 경우, 비 거주용 건물의 건설은 늘었지만, 도로와 철도건설 등 토목건설 부분이 부진해, 전체적으로 11.5%나 감소했습니다. 봉사업의 경우, 금강산 관광객을 비롯해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음식숙박업이 20% 이상 크게 감소했습니다.
한국은행의 북한 경제성장률 통계는 지난 91년부터 나온 것으로, 국가정보원 등 관계기관을 통해 제공받은 북한의 경제활동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추정한 수칩니다. 그러나 정보의 신뢰성과 경제성장률 발표 시기 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미국 하버드 대학 옌칭 연구소에서 중국식 개혁개방과 북한 경제를 연구하고 있는 마루모토 미카 초빙 연구원입니다.
Marumoto: (Any data from N. Korea, you cannot take as a face value, you have to look at the sources, the Bank of Korea sources...)
"북한에서 온 자료는 무엇이던 간에, 액면대로 믿을 수가 없습니다. 한국은행이 내 놓은 북한 국내총생산 수치의 바탕이 된 자료가 어디서 나왔는지, 또 이 자료를 한국은행에서 어떤 방식으로 평가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발표 시기도 논란거립니다. 한국은행은 그간 매년 5월-6월에 북한 경제성장률을 발표했으며, 지난해에는 이례적으로 발표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이달말 있을 남.북 정상회담을 불과 2주 정도 앞두고 북한 경제성장률이 나왔습니다. 때문에 남한 정부의 대북지원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마루모토 연구원은 다가올 남북정상회담에서 남측으로부터 더 많은 경제지원을 받아내기 위해, 북한 정부가 일부러 관련 정보를 흘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Marumoto: (In the past what they have shown to the world and some of the GDP data was always inconsistent.)
"과거 북한이 국내총생산과 관련해 국제사회에 공개한 자료들은 일관성이 없었습니다.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 등을 앞두고 외부로부터 자금을 받아낼 좋은 기회라고 판단해, 실제보다 낮은 수치를 외부에 흘렸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 1990년대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한국은행측은 이번 발표는 정치적 사안과 전혀 관계가 없으며, 당초 일정대로 발표한 것이라고 언론에 밝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