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진 남한 정착 탈북자 출신 이광수 씨가 자유아시아방송의 취재결과 아직 영국 당국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 씨의 신분이 남한 당국에 의해 언론에 노출돼 큰 피해를 봤다는 동정론과 함께 남한 정착 탈북자들의 해외 망명에 대한 전반적으로 곱지 않은 시각도 함께 대두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최근 이 씨가 영국에서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보도됐는데 아직 신청을 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죠?
네. 남한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이 씨의 증인이었던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지난달 28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회견에서 아직 이 씨가 영국에서 망명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로부터 최근 미국 망명을 위한 도움을 요청받았다는 북한 인권운동가 남신우 씨도 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 씨가 아직 영국 당국에 망명신청을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청취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 씨 사건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주시죠.
네. 지난해 3월 목선을 타고 동해안을 통해 남한에 온 이광수 씨는 남한 당국의 부주의로 자신의 신원이 언론에 유출돼 북한에 남아있던 가족들이 모두 실종됐다는 이유로 남한 정부를 상대로 지난 10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이 씨는 영국에서 돌연 자신의 소송을 대리했던 진효근 변호사에게 이메일, 즉 전자우편을 보내 소송을 취하하고 남한 국적을 버리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 후 27일 이 씨는 자유아시아방송의 문의에 대해 최종 정착지로는 미국을 원한다는 입장을 전자우편을 통해 밝혔습니다. 미국에서 북한의 자유화와 북한인권 증진을 위해 살고 싶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 씨를 도와줘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구요?
네. 탈북자 출신인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탈북자가 북한에서 특히 배를 타고 남한에 왔는데 신원이 알려질 경우 북한 당국에서 곧바로 누가 남한으로 갔는지 알아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에 남아있던 이 씨의 가족이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이러한 이 씨의 사례는 국제사면위원회가 나서서 확인했고 또 미 국무부 연례 인권보고서에도 그 내용이 실렸습니다. 김 대표의 말을 들어보시죠.
김성민: 남한 국방부와 국정원을 상대로 해서 정말 외롭게 싸웠다. 결국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정부 부처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라고 했고 이 씨 본인은 맥이 풀렸고 한국에 대해 많이 실망했다. 결국 영국을 택했는데 원래는 미국에 가려고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씨의 소송을 담당했던 진효근 변호사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진 변호사는 이 씨가 남한에서 계속 소송을 진행했으면 국가가 이 씨에게 일부 손해배상을 해야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효근: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 정부에서 본인들의 신분내용이 유출된 것은 사실로 밝혀졌기 때문에 국가에서 어느 정도 배상책임을 져야 될 것으로 생각됐습니다.
하지만 진 변호사는 북한의 이 씨 가족들이 모두 실종됐다는 주장을 사실로 증명하기는 무척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북한을 드나드는 탈북자 브로커의 관련 증언이 있긴 하지만 구체적인 물증은 제시하기가 힘들다는 설명입니다. 엠네스티 인터내셔날(AI) 즉, 국제사면위원회 측은 앞서 지난달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 내부에까지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의 증언을 토대로 이 씨의 사례를 언론에 공개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 씨가 남한에 한 번 정착했던 탈북자로서 영국이나 미국에 망명을 신청하려는 것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는데요.
그렇습니다. 우선 일단 북한에서 탈출해 남한까지 올 수 있었기 때문에 북한 안에서 온갖 고통을 다 당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보다 이 씨의 사정이 더 좋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북한인권 향상을 위해 애쓰고 있고, 북한자유연대의 공동 부의장을 맡고 있는 남신우 씨의 말입니다.
남신우: 이 씨의 경우가 정말 안됐긴 하지만 일단 남한에 정착했다 어디든지 다른 나라로 망명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반대다. 물론 남한에서 탈북자들이 차별대우를 받고 힘들지만 그러한 문제는 비단 탈북자 뿐 아니다. 나도 40년 전 미국에 정착해 온갖 차별대우를 받았다.
남 씨는 이어 이 씨가 영국이든 미국이든 정착해 북한 인권향상을 위한 투쟁을 하려해도 영어 구사력과 기본적 의식주에 필요한 자금 등을 구비하기가 매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