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문제, 정치적 관점 아니라 인간 중심에서 봐야” - 천기원 목사


2006.06.01

남한의 탈북자 지원단체 두리하나 선교회의 천기원 목사는 남한정부가 탈북자들을 더 많이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5일 처음으로 탈북 난민 6명의 미국 입국을 도왔고, 현재 2차, 3차로 미국에 올 탈북 난민을 돕고 있는 천 목사는 탈북자 문제는 정치적 관점이 아니라 인간 중심에서 봐야한다고 강조합니다. 서울에서 양성원 기자가 천기원 목사를 만나봤습니다.

탈북자의 미국 정착을 계속 도와주고 있는데 가장 힘든 점은?

가장 힘든 점은 기술적으로 이 사람들을 안전하게 미국 측에 인계해 주는 것이다. 아무래도 안전이 보장이 안되니까 민간 신분으로 한계가 있어 어렵다. 탈북자들을 미국 측에 인계하기 전 까지는 미국 측의 도움은 전혀 없다. 미국은 받아들인다는 것에만 원칙이 돼 있다. 그 외적인 것은 우리의 몫이다.

지금 미국에 먼저 정착한 6명의 탈북자의 근황은? 정확한 정착장소는 결정됐나?

잘 정착하고 있다. 그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매일 기쁜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다. 매일매일 그들과 통화를 하고 있다. 정착지는 앞으로 더 두고봐야 하는데 KCC를 통해 LA쪽에 준비를 하고 있지만 아직은 준비가 모두 안돼 두리하나 USA에서도 집을 마련해 놓고 있다.

LA쪽으로 상징적으로 갈 수도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뉴욕 쪽으로 갈 것이다. 6개월에서 1년 정도 이들이 미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지만 1년 정도가 지나면 독립적으로 살아가야 한다. KCC와 두리하나 선교회도 그 정도만 도울 것이다. 미국의 좋은 정책은 탈북자들을 혼자 독립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고 여러 방법론을 가르쳐 준다는 것이다.

탈북자들이 미국을 선호하는 이유로 취업 문제가 큰 것인가?

지금 탈북자들이 선호하고 있는 부분은 막연한 기대일 것이다. 정말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탈북자들이 미국에서 잘 정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미국이 많은 베트남 난민들을 받아들였지만 대부분 잘 정착해 살고 있다. 물론 예외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탈북자들이 남한 정착에 실패했다고 봤을 때 미국의 난민정착 관련 제도가 좋다고 생각한다. 탈북자를 포함한 난민들을 스스로 독립할 수 있게끔 해주는 미국의 프로그램이 마음에 든다는 말이다.

남한 정부가 탈북자의 미국 정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같은데?

남한 정부가 민감한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 어차피 탈북자들을 외면해 왔다. 미국이 탈북자를 받아들이지 않도록 한국 정부가 우리나라 국민인 탈북자를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 다른 나라가 탈북자를 받아들이는 것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불쾌하게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미국이 최근 6명의 탈북자를 받아들인 것에 대해 일종의 ‘기획망명’이라고 지적하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을 지적하는 의견들이 있는데 반론을 제기한다면?

그런 지적을 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많은 탈북자들의 사연을 듣고 우리 한국정부가 마음이 아팠다, 눈물을 흘렸다 이런 일은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 정치인들이나 NGO관계자들은 탈북자의 아픈 사연을 듣고 다들 많이 울었다. 한국의 관리들이나 대북정책을 하는 사람들은 탈북자들을 정치적으로 보고 싶을 것이다.

그들이 어떤 희생을 당하더라도 남북공조의 기본 틀이 깨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탈북자들이 팔려가거나 죽거나 말거나 상관없다는 의미로 난 받아들인다. 그러나 그런 정치적 면을 떠나서, 일 중심이 아니라 정말 인간 중심으로 본다면, 탈북자를 내 가족이라 본다면 그렇게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이) 남의 나라 민족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정치적으로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서라고 본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정치적인 사람이다. 그들의 가족이 그런 상황이라면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에 미국에 정착한 6명의 탈북자의 사연을 들은 미국에 있는 친구들이 너무나 가슴이 아파 같이 울었고 그 중 데보라 파익스(미들랜드 교계연합회 사무총장) 같은 이는 직접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이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 내용을 듣고 너무 마음이 아파서 ‘당장 데려와라’ 그렇게 된 것이다.

서울-양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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