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초첨] “북 연내 핵불능화 합의 배경은 국제지원 절실했기 때문” - 리처드 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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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미국의 유수 민간연구기관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동아시아 정책연구센타(CNAPS)를 책임지고 있는 리처드 부시(Richard C. Bush) 박사의 견해를 들어봅니다. 부시 박사는 최근 미국과 북한 두 나라가 연내 북핵 불능화 단계 이행에 합의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관건은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항목에 대한 합의와 그 이행에 달려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오는 데에는 경제난 심화로 인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부시 박사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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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동아시아 정책연구센타(CNAPS)를 맡고 있는 리처드 부시(Richard C. Bush) 박사 - PHOTO courtesy of Brookings Institution

이달 초 제네바에서 미국과 북한 두 나라는 올해 안 북한 핵불능화 단계를 완료하기로 합의했는데 그 의미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일단 미 국무부의 힐 차관보가 6자회담 진전의 추진력(momentum)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시간이 별로 없다며 6자회담 추진력 상실을 우려해 왔습니다. 둘째 의미는 북한이 핵목록 신고와 핵시설 불능화라는 6자회담 2.13합의를 이행하려는 선의(good intention)를 보였다는데 있습니다.

물론 문제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사안들입니다. 예를 들면 북한 핵목록 신고에는 모든 북한 핵 프로그램이 들어 있을 것인가, 또 우라늄 농축 문제가 포함될 것인가, 핵무기가 포함될 것인가, 얼마나 세부적인 사항이 들어있을 것인가 이런 문제들은 미국에게 무척 중요한 것입니다. 관건은 얼마나 구체적으로 북한이 핵목록을 신고하느냐 등 합의 이행과 관련한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사항에 달려있다고 봅니다.(devils in the details)

미국 측 입장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데 북한 측이 이렇게 선의를 보이고 나서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항상 북한의 의중을 알아내기는 힘듭니다. 아마도 북한이 현재 경제난 때문에 6자회담이 계속 진전되는 것이 국제사회의 지원을 얻는 데 필요했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또 확실하지는 않지만 북한이 핵문제 협상을 현 미국의 부시 행정부와 마무리 짓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을 수도 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제 곧 미국과 러시아, 중국의 핵기술 전문가들이 북한을 방문하게 되는데요.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보시는지요?

물론 그렇습니다. 이 일은 핵불능화 단계 초기 이행에 대한 진정성(seriousness)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어느 수준 정도로 불능화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 영변 핵시설의 불능화에만 초점을 맞춰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까지는 완전히 포기할 마음을 먹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도 테러지원국 해제 등 북한이 원하는 것을 해줘야 할 것 같은데요. 일본의 납치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데도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빼줄 수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이것은 지금 부시 미국 대통령이 신경을 쓰고 있고 결국은 그가 결정해야 할 사안입니다. 일본은 미국의 핵심 동맹국입니다. 따라서 어떤 식으로든 북한이 일본인 납치자 문제에 성의를 보여야 하는데 북한으로서는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어떻게 연내 북한 핵시설 불능화 단계 합의 이행이 실제 가능할 것으로 보십니까?

확실한 전망을 하기는 힘듭니다. 핵목록 신고가 있긴 하겠지만 완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또 불능화도 부분적으로 영변 핵시설에만 국한될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그 이후의 북미관계정상화의 로드맵이 있을 수 있겠지만 단지 그 과정의 첫 시작일 뿐이고 그 방향으로의 빠른 진전은 어려울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