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부터 나흘간 북한을 방문하는 미국의 빌 리처드슨(Bill Richardson) 뉴멕시코주 주지사는 자신의 방북 목적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난 2005년 중단된 미군 유해 송환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군 가운데 한사람인 리처드슨 주지사는 미국 동북부 뉴헴프셔 주에서 유세 중 AP통신과 회견에서 이번 방북 목적은 미군 유해 송환에 있다고 밝히고, 만일 북한으로부터 일부라도 미군 유해를 인수해 돌아올 수 있다면 그것이 이번 방북의 큰 성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물론 북한 측에서 핵문제 합의 등 다른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신은 북한 핵문제를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 측에서 먼저 미군 유해 송환 문제를 논의하자고 자신을 초대해 이 문제를 백악관 측과 상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자신이 미군 유해 문제는 중요한 만큼 민주당과 공화당이 초당적인 입장에서 대처하자고 제의했고 이에 백악관도 동의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 국무부의 숀 매코맥 대변인도 4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리처드슨 주지사가 6자회담 미국 측 대표나 미국의 특사로 북한을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1구 혹은 그 이상의 미군 유해 송환과 관련해 방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Sean McCormack: Well, as I understand it, this is about repatriation of remains of one or more American soldiers...
매코맥 대변인은 북한 측이 먼저 리처드슨 주지사를 초청했으며 그는 이 문제를 국무부, 또 백악관 측과 협의했다면서 리처드슨 주지사는 그의 주된 임무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방부 전쟁포로 실종자 담당처(DPMO)의 래리 그리어 공보실장도 4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회견에서 이번 방북에는 앤소니 프린스피(Anthony Principi) 전 보훈처 장관도 공동대표로 동행한다면서 이번 방북의 목적은 북한이 발굴했다는 미군 유해의 미국 반환을 촉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Larry Greer: (Former) Secretary Principi are leading a small delegation going over to Pyongyang in order to facilitate the turn over of remains that North Korea says are those of missing (US) soldiers...
그리어 공보실장은 북한이 몇 구의 미군 유해를 발굴해 미국에 반환하겠다는 것인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지만 북한이 먼저 이를 미국 측에 반환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 측으로부터 미군 유해를 반환받으면 3-4일 내로 이를 서울 용산 미군 기지로 옮겨 송환식을 거행한 후 다시 하와이에 위치한 미군 신원확인소로 이송해 정밀 신원확인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어 실장은 이번 미국 대표단의 방북은 지난 2005년 중단된 북한과 미국의 공동 미군유해 발굴 작업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다면서 단지 북한 측의 일방적인 미군 유해 반환 통보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북한의 미군 유해 반환대가로 미국 측은 북한에 추가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아직 북한과 미군유해 발굴 공동작업을 재개할 계획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리처드슨 주지사는 자신의 방북 목적이 미군 유해 반환 때문이라고 강조했지만, 일각에서는 그가 이끄는 방문단에 백악관 빅터 차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국장이 포함돼 있어 북한 핵문제도 논의대상에 포함될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한편, 지난 2005년 5월 북한과 미국 군 당국의 공동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은 전격 중단된 바 있습니다. 당시 미국 측이 내세운 이유는 미국과 북한간 정치상황이 여전히 어렵고 또 북한 내 미국 측 발굴반의 외부 통신문제 등으로 발굴반의 신변안전 보장이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앞서 미국과 북한 두 나라는 지난 96년 이후 해마다 함경남도 장진호 등에서 모두 33차례 공동작업을 벌여 220구가 넘는 미군 유해를 발굴한 바 있습니다. 또 미 의회조사국(CRS)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측은 지난 93년부터 2005년 발굴작업이 중단될 때까지 발굴작업에 대한 비용으로 모두 2천8백만여 달러를 북한 측에 지불한 바 있습니다.
워싱턴-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