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발사는 정권 취약성 반영 ” - 로버트 카플란 주장

미국의 저명한 국제문제 저술가인 로버트 카플란(Robert D. Kaplan)씨는 미국의 유력한 시사월간지인 아틀랜틱 먼슬리(Atlantic Monthly) 10월호에 북한의 붕괴 이후 한반도 미래에 관한 장문의 분석 기사를 실었습니다. 카플란씨는 지난 8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특별회견에서 현 북한 김정일 정권은 본질적으로 불안정하며, 최근 북한의 미사일 실험발사는 김정일 정권의 통제력이 상당히 약화됐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변창섭 기자가 카플란씨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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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저명한 국제문제 저술가인 로버트 카플란(Robert D. Kaplan)씨 - PHOTO courtesy of Yale University

실제로 북한이 어느 때고 붕괴가 가능하다고 봅니까?

Kaplan: I believe there is enough of a probability at some point in the future that serious journalists and analysts have to be thinking about it... 진지한 언론인이나 분석가라면 미래 어느 시점에 북한이 붕괴할 수 있는 충분한 개연성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북한이 최근 미사일 실험발사로 촉발된 현재의 위기 국면을 넘어서 먼 앞날의 상황을 분석하고자 합니다. 제가 보기에 북한 정권은 본질적으로 불안정합니다. 왜냐하면 지금과 같은 세계화 시대에 과거 스탈린 정권처럼 좁은 권력기반을 가진 북한 정권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몇 년전부터 북한 붕괴를 거론해왔지만, 북한의 김정일 정권은 여전히 견고한 것 같습니다. 이번 글에서 김정일의 현 권력 기반에 의문을 표시했는데 그 근거는 무엇입니까?

Kaplan: Yes, it did look during the famine in the mid-1990s, it was close to the end...지난 1990년대 중반 식량위기가 고조됐을 때 북한이 실제 무너질 것 처럼 보인적도 있었다. 그런데 미국, 그리고 개인적으로 볼때 중국이 가장 북한을 구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제가 이번 글에서 ‘김정일이 종전의 날카로움을 잃어버리고 있을지 모른다’고 한 말은 이런 뜻입니다.

즉 현재 김정일 정권이 두 가지 점을 간과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하나는 북한의 미사일 실험발사가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부터는 미국 정부에 의해 종전보다 더 심각히 받아들여진다는 점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에서 실수를 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 카우보이식 행동보다는 매우 신중하고 온건하며, 현실적으로 대응할 것이란 점이죠. 한마디로, 부시 행정부는 향후 북한의 도발에 대해 김정일이 원하는 대로 미국의 주목을 끌거나 그의 위상을 높여주는 식의 단순 대응은 하지 않을 것이란 점입니다.

이번 기사를 보면 북한의 붕괴를 7단계로 분류하고, 현재의 북한은 부패가 널리 퍼져있으며, 지방 당 관료와 군벌이 통제하는 독자적인 영지가 나타나는 3번째 단계로 규정했지만 북한은 아직 튼튼해 보이는데?

Kaplan: Well, the people that I spoke to on this, in addition to mr collins, had some intelligence reports about...내가 얘기해본 사람들은 평양 이외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식량부족이나 중앙정부의 통제약화 현상에 관한 정보 보고서를 접한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 가운데는 탈북자들이나 탈북 난민들을 만나 저간의 사정을 다 들어본 선교사들이 특히 흥미롭습니다. 이들에 따르면, 상황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도발행위는 김정일 정권의 통제력이 현재 상당히 약화돼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중국은 사실상 김정일 정권의 구명줄 역할을 해왔습니다. 북한이 붕괴할 조짐을 보인다면 중국이 나서 이를 막지 않겠습니까?

Kaplan: First, Beijing must be very fed up with Pyongyang...우선 중국도 북한에 아주 넌덜머리가 났다는 점이다. 중국도 내심 북한 때문에 무척 걱정하고 있을 것입니다. 제가 글에서도 지적했지만, 중국은 물론 북한이 무너지는 걸 원치 않습니다. 수백만명의 북한 주민들이 압록강을 건너 중국쪽으로 탈출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준비해야 하는 중국으로선 특히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를 원치 않습니다.

중국은 올림픽을 통해 강력한 현대국으로서 국제무대에 재등장할 수 있는 계기로 삼고 싶어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이 북한 붕괴시에 대비한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게 아니다. 중국은 북한의 붕괴를 막으려고도 하지만, 동시에 김정일 이후 북한의 장래에 대해서도 이미 고려하고 있습니다.

남한도 중국 못지 않게 북한의 구명줄 역할을 해왔지 않았습니까?

Kaplan: As I pointed out in the article, s korea is a thriving status quo materialistic, democracy thanks mainly to US military support...글에서도 지적했지만, 남한은 물질적으로 번성하는 안정적인 민주주의 나라입니다. 수십년 간 주로 미국이 군사, 경제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번성을 구가하는 사람들은 1, 2세대의 중산층이기 때문에 이들도 북한의 붕괴를 원치 않습니다. 통일독일의 예를 볼 때 북한과 통일이 남한 경제에 어떤 압력을 줄지를 알기 때문이다. 남한과 중국은 북한이 갑자기 무너지길 원치 않는 다는 점에서 연대하고 있습니다. 미국 언론은 통일 한국이 친미 민주주의국으로 변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다. 오히려 중국쪽으로 더 기울 가능성도 있습니다.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강제 붕괴를 이끌어내기 위한 방편으로 강경책을 쓴다면 이를 지지하겠는가?

Kaplan: A hardline-policy in specific aspects, in terms of missile techonology may be justified, but try to precipitate the collapse is to me irresponsible...미국이 북한 미사일 기술같은 특정 분야와 관련해 강경책을 쓰는 것은 정당화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북한의 붕괴를 촉발시키려고 시도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단기적으로 북한 정권이 붕괴하면 수많은 주민들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고통을 안겨줄 것이다. 내 요점은 우리가 북한 정일 정권이 끝나길 원하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망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점이다. 우린 가능하다면 북한의 연착륙을 꾀하고 싶다.

북한 정권이 붕괴한다면 인도적 차원의 구조활동을 위해 군투입이 가능하겠지만, 북한 정권을 전복하는 수단으로 군사개입이 이뤄져선 안 됩니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나 대량살상무기 개발능력이 미국에 실제적인 위협을 제기하는 정도까지 갈 수는 있을 겁니다. 만일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미국이 대북 공격을 정당화할 순 있겠지만, 제가 볼 때 미국은 아직 그 지점까지 가지 않았습니다.

워싱턴-변창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