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3일 타결된 6자회담의 합의와 관련해 각 회담국이 60일내에 취해야 할 초기조치 이행 시한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북한도 이에 따라 영변 핵시설 폐쇄와 봉인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하나 시한 내 지키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대부분 전문가들은 설령 북한이 시한을 못지킨다고 해서 합의 자체가 깨질 것으로는 보고 있지 않습니다.

북한은 지난 2월 13일 6자회담 합의에서 60일 이내에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고 검증을 받는 대신 에너지 지원과 다른 정치적 양보를 받기로 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합의 후 30일 이내에 풀기로 했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북한 측도 합의사항 이행을 계속 미뤄 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측은 지난 10일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동결됐던 북한 자금을 모두 풀어 북한이 이를 마음대로 찾아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정말 북한이 핵시설 폐쇄에 대한 성의를 보일 차례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의 숀 매코맥 대변인은 11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2.13 합의’에 따른 의무사항을 이행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Sean McCormack: We would expect to see the North Koreans take actions to fulfill their commitments under the February 13 agreement.
크리스토퍼 힐 미국 측 6자회담 대표도 더 이상 북한이 2.13합의에 따른 초기이행 조치를 미룰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오는 14일까지 북한의 핵시설 폐쇄가 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미 NBC방송에 따르면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도 14일 이전에 영변 원자로 폐쇄 작업에는 착수할 수 있지만 그 완료시점은 시한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60일이라는 인위적 시한보다는 북한의 실질적인 합의이행 의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 시한이 지켜지지 않더라도 6자회담 합의 자체가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미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의 돈 오버도퍼 교수는 1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60일 합의시한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해서 6자회담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Don Oberdorfer: (I don't think it will affect very much. The BDA issue has been a issue for quiet a long time...)
“6자회담 참가국 누구도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 해결에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미국은 협상이 계속 진전되는 한 시한이 얼마간 연장돼도 별 문제가 없다는 태도입니다.”
미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를 역임했던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마크 피츠패트릭 선임연구원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Mark Fitzpatrick (I think the 60-day deadline is kind of artificial deadline to begin with...)
“2.13합의의 60일 시한이란 인위적인 것에 불과합니다. 물론 합의사항이 시한 내 지켜지면 좋겠지만 꼭 필요하다면 1-2주 정도 시한이 늘어나도 큰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피츠패트릭 연구원은 북한이 시한을 넘길 경우 향후 북한 핵폐기 협상 과정이 더욱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협상 과정에서 비교적 쉽게 이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초기이행 조치가 시한 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이런 가운데 남한 고려대학교의 유호열 교수는 북한이 14일 이전에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단의 입국을 허용하는 등 성의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호열: 60일 기간에 뭔가 상징적인 조치를 북한으로서도 보여줘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겁니다. 미국 측에서도 그런 것을 원할 것으로 봅니다.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에서 큰 양보를 했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워싱턴-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