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북핵 폐기 일정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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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6자회담에서 제시된 합의문 초안에는 북한이 기존에 보유한 핵무기와 핵무기 원료를 언제까지 포기해야 하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전혀 없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이 12일 지적했습니다.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핵무기 계획의 폐기가 아닌 일시중단만 계속 주장한다면 핵무기 계획을 포기할 뜻이 없음을 드러내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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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에서 회담을 듣고 있는 미국측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 - AFP PHOTO/POOL/ANDREW WONG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은 중국이 이번 6자회담에서 내놓은 합의문 초안이 현재 미국의 고위 당국자들 사이에서 회람되고 있다며, 이 초안이 안고 있는 한계를 지적한 미국 인사의 설명을 소개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합의문 초안에 북한이 두 달 안에 핵시설을 폐쇄하고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이 이를 감시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은 있지만, 그 이상의 조치에 대해서는 나와 있는 게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합의문 초안에 따르면, 북한이 핵무기와 핵무기 원료를 언제까지 넘겨줘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이 전혀 없으며, 이 문제에 관한 논의를 뒤로 미뤄놓았다는 겁니다. 북한은 현재까지 최소한 10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생산해 놓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합의문 초안이 제시한 5개 워킹 그룹, 즉 실무작업반의 역할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합의문 초안에 따르면 6자회담 참가국들은 지난 2005년 9월에 합의한 공동성명대로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완전하고 신속하게 이행하기 위해 실무작업반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과거 경험으로 미뤄볼 때 실무작업반에 파견된 북한 대표들이 실질적인 협상권한을 행사할 가능성이 없다는 게 뉴욕타임스의 분석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한반도 전문가 브루스 클링너 (Bruce Klingner)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6자회담은 북한의 핵폐기 초기조치에 상응해 에너지 지원의 규모를 얼마로 정하느냐가 핵심 쟁점이 되고 있지만 사실 타임스지의 지적대로 그보다 더 큰 문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Klingner: (That actually sidesteps the important issue, which is getting N. Korea to give up its nuclear weapons programs.)

"대북 에너지 지원의 규모에 관한 협상은 사실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기 계획을 포기시킨다는 핵심적인 문제에서 비켜나간 겁니다. 단순히 북한의 핵동결과 보상만 담은 합의만으로는 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없습니다. 북한은 작은 양보를 통해 큰 것을 받아내려고 하고 있는데요, 핵무기 계획의 폐기가 아닌 일시중단만 계속 주장한다면 핵무기 계획을 포기할 뜻이 없음을 드러내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이번 회담에서 북한은 영변 핵시설의 가동을 중단하고 국제원자력기구가 이를 감시하는 것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일찌감치 밝혔습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다른 참가국들은 북한이 언제든 합의를 번복할 수 있는 핵시설 동결조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최소한 핵시설을 폐쇄해 봉인해야 의미가 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6자회담 수석 대표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시설 동결이나 폐쇄에 상응해 에너지 지원을 받은 뒤 더 이상의 핵폐기 조치를 거부하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에 에너지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기는 하지만 관심 대상은 에너지 거래 자체가 아니라 북한의 핵포기라고 못 박았습니다. 앞서 힐 차관보는 이번 회담에서 북한 핵폐기 초기조치에 관한 일정한 합의가 있을 경우 3월이나 4월에 후속조치들에 관한 회담을 열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