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이지스함 보유, 동북아 군비경쟁의 신호탄으로 보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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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연호

남한은 최신예 전투함인 이지스함을 진수시킴으로써, 해상 방위력을 크게 향상시켰습니다. 노무현 남한 대통령은 이지스함 보유가 동북아시아의 군비경쟁을 겨냥한 것임을 내비쳤습니다. 이와 관련 미 해군 분석연구소의 마이클 맥데빗 국장은 남한이 일본과 중국의 해군 전력 현대화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일 뿐이며, 이를 군비경쟁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분석했습니다.

남한은 지난 25일 7천5백 톤 급 이지스함 세종대왕함을 진수시킴으로써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이지스함을 보유한 나라가 됐습니다. 이지스함을 건조하는데 모두 1조원, 미화로 약 10억 달러가 들었으며 한 해 유지비용만 3천만 달러가 들어갑니다. 이지스함은 함포를 이용해 백여 킬로미터 떨어진 지상군을 직접 지원할 수 있으며, 적 항공기와 잠수함, 전함 등을 공격할 수 있는 중장거리 미사일이 120여기나 탑재돼 있습니다. 최대 1000km 밖에서 접근하는 900여 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할 수 있으며 20개의 적 전투기를 한꺼번에 격추시킬 수 있습니다.

노무현 남한 대통령은 이지스함 진수식에서 이 전함이 북한을 넘어 중국과 일본 등 주변 국가들까지 고려한 선택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노무현: 아직도 이 동북아시아에서 멈추지 않은 군비 경쟁이 있기 때문에 우리도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이지요.

현재 6척의 이지스함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은 경항공모함급 구축함 2척을 비롯한 다수의 신형 구축함을 건조중이며, 중국도 4척의 이지스함을 건조하고 있고 2010년에서 2020년 사이에 항공모함 2척을 실전배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일부 아시아국가들의 이지스함 확보전에 대해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카토 연구소의 테드 카펜터 (Ted Carpenter) 부소장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현재 동북아시아에서 군비경쟁의 예비단계가 벌어지고 있는 조짐이 있다며 우려했습니다. 특히 남한이 일본의 군비증강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두 나라와 동맹관계에 있는 미국이 곤란한 입장에 있다는 설명입니다.

Carpenter: (The relationship between S. Korea and Japan is so negative and gaining cooperation between those two countries, especially if it is directed against China, is going to be very difficult.)

"남한과 일본의 관계가 매우 안 좋기 때문에 미국이 이 두 나라의 협조를 얻어 중국에 대항하는 안보동맹 체제를 만들어내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남한은 중국 보다 일본의 군사적 의도를 더 의심하고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남한의 이지스함 보유가 미국의 동북아시아 안보 전략에 반드시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미국 예비역 해군제독으로 현재 미 해군 분석연구소의 전략연구국장을 맡고 있는 마이클 맥데빗 (Michael McDevitt)씨는 대양해군으로 탈바꿈하려는 남한 해군의 의지가 이지스함 진수에서 드러났다며 미국도 이를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남한의 이지스함 보유를 동북아시아 군비경쟁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을 경계했습니다.

McDevitt: (I don't think there is any plan that S. Korea navy has right now to try to outbuild the Japanese and outbuild the Chinese.)

"남한 해군이 일본이나 중국의 전함 보유수를 능가하겠다는 계획을 현재 갖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남한의 이지스함 보유는 일본과 중국의 해군 전력 현대화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만, 이를 군비경쟁으로 해석하는 건 무리라고 봅니다."

이지스함은 첨단 레이더를 이용해 탄도 미사일의 궤적까지 잡아낼 수 있어 미사일 방어체제에 핵심 역할을 합니다. 현재 미국과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 위협에 대응해 해상 미사일 방어체제를 구축하고 있지만, 남한은 아직 여기에 참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남한은 미국으로부터 이지스함 방공체제의 눈과 귀에 해당하는 군사위성과의 정보연결 체제를 제공받지 못했습니다.

미 해군 분석 연구소의 마이클 맥데빗 국장은 남한이 이지스함의 미사일 방어체재 기능에 필요한 소프트 웨어와 미사일을 미국으로부터 구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남한이 미사일 방어체제에 참여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카토 연구소의 카펜터 부소장은 남한이 궁극적으로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에 동참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이나, 이를 위해서는 적어도 서너척의 이지스함이 필요한 만큼 가까운 장래에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남한은 이번에 건조된 이지스함을 1년동안 시험운항한 뒤 내년에 실전배치할 계획이며, 오는 2010년과 2012년에 각각 한 척씩 더 건조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