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박정우

지난 29일부터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남한 정부는 북한측에 대한 40만톤의 쌀차관 지원을 일단 유보한다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2월 합의한 핵폐기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남한 통일연구원의 박형중 박사는 남한이 지금까지 해온 대북 원조는 인도적 지원사업이라기 보다는 남북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정치적 수단의 성격이 짙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에서 방문 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남한 통일연구원 박형중 박사는 최근 펴낸 ‘구호와 개발 그리고 원조’란 책을 통해 남한의 대북 원조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박형중 박사의 말입니다.
박형중 박사: 인도주의적 지원에는 보통 누가 받을지, 예를 들어 임산부와 노약자, 어린이 등 수혜자가 미리 정해집니다. 또 지원이 이들 수혜자에게 직접 전달됐는지 모니터링이 뒤따르게 됩니다.
박형중 박사는 국제구호기구들의 인도주의적 지원과 현재 남한 정부의 대북 지원은 큰 차이를 보인다고 주장합니다.
박형중 박사: 남한의 북한에 대한 지원은 엄밀한 의미의 인도주의적 지원이 아닙니다. 남한 정부가 북한 정부에 쌀을 직접 전달해 북한 정부가 원하는 곳에 (쌀이) 지원되기 때문입니다. 또 남한 정부의 지원은 수혜자에게 지원이 직접 이뤄졌는지 아무런 모니터링이 없습니다.
이같은 남한 정부의 대북 지원은 남북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 북한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온 탓이라고 박형중 박사는 지적합니다.
박형중 박사: (남한 정부의 대북지원은) 북한 정부와의 일종의 정치적 거래입니다. 북한에 대한 지원은 남북간 정부관계 유지에 대한 대가인 것이죠. (대북 쌀지원도) 형식적으론 차관 도입, 즉 상업적 거래지만 현실적으론 정치적 거래에 해당합니다.
그는 이어 이같은 남한 정부의 대북 지원방식이 점차 바뀌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박형중 박사: (이같은 대북 지원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짧은 기간에 끝나야 합니다. 너무 오래 계속되면 남북 모두에 좋지 않습니다. 도우는 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북한 정부가 제도와 정책을 바꾸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박형중 박사는 특히 북한 핵문제가 해결될 경우 남한 정부가 북한에 대해 각종 지원에 나설 예정이지만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박형중 박사: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현재 상태의 북한은 이들 인프라를 생산적으로 사용할 능력이 없습니다. 먼저 공장과 도로를 건설해주고 이를 운용할 제도를 갖추지 못했다면 이는 (재원) 낭비일 뿐입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남한 정부의 대북 지원이 자칫 역작용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박형중 박사: (최근 결정된) 북한에 대한 경공업 원자재 지원도 자칫 북한의 경제장악력만 높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