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대선, 북풍의 위력은 어디 갔나?

워싱턴-이수경 lees@rfa.org

남한 대통령 선거가 이제 20일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그동안 북한은 남한 주요 선거 때마다 직 간접적으로 관여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영향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북한이 17대 남한 대통령선거 후보 가운데 무소속 이회창 후보를 집중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조선중앙방송과 노동신문등 북한 관영 언론들은 지난 15일 이후부터 이회창 후보에 대한 비난 보도를 하루 7-8차례씩 내보내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회창 후보가 출마하기 전까지만 해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비난했습니다.

북한의 비난 대상이 된 이회창, 이명박 두 후보 모두 현재 퍼주기 식 대북지원에 반대하는 대북정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과거에도 남한의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등 남한 국민들의 정치적 선택에 쭉 관여해 왔습니다. 이른바 북한이 정치에 미치는 영향, '북풍'입니다.

87년 대통령 선거 직전에는 남한 대한 항공기 Kal 858폭파 사건이 선거 결과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으며, 92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남조선노동당 사건이 터졌습니다.

97년 대통령 선거 때는 일명 '오익제 편지' 사건으로 불리는 평양발 김대중 후보 지지 편지가 정치권을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2000년 국회의원 총선 직전에 남북 정상회담이 발표되는가 하면 2002년 대통령 선거 직전에는 서해 교전을 일으키고 제네바 합의를 파기 하는등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켰습니다.

그리고 북한은 지금 2007년 남한 대통령 선거를 20여일 앞두고 특정당과 특정 후보를 연일 비난하고 있습니다.

앞서 대통령 선거를 두 달 앞둔 지난 10월에는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려 정치권 일각에서 대선용이라는 우려를 낳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차 남북정상회담이나 북한의 특정 후보 비난 방송 등이 이번 대통령 선거에 큰 변수가 되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남한 경남대학교 김용복 교수입니다.

유권자들이 그동안 대통령 선거에서 북풍의 변수들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선거요인하고 분리하려는 시각이 정착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남북 화해 협력 분위기의 확산과 남한 국민들의 대북 인식이 변화함으로써 북한 문제는 이제 관심을 끌지 못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김용복 교수입니다.

그것이 햇볕정책의 영향이겠죠. 북한을 좀 더 편안한 상대로 아니면 동반자로 인식하겠다는 측면이 강하니까 그러다 보니까 북한 변수를 핵심적인 요소로 인식하지 않고 있습니다.

코앞으로 다가온 남한의 대통령 선거, 남한 유권자들은 평양발 북풍 보다 남한 대통령 후보자들의 비리 여부와 그들이 내놓은 정책들에 더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