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박성우
북한이 IAEA, 즉 국제원자력기구의 실무 대표단을 초청한 것에 대해 남한 외교부는 “좋은 소식”이라며 반겼습니다. 또 남한 통일부는 17일, 신언상 차관 주재로 간부회의를 열고 대북 쌀 차관 제공을 위한 절차와 준비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하지만 쌀 차관이나 원유 제공의 시점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상황을 좀 더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북한의 IAEA 실무대표단 초청 발표에 대해 남한 외교부는 일단 환영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연수 외교통상부 홍보관리관입니다.
이연수: 영변 핵시설 폐쇄 관련 검증감시 문제 토의를 위해서 IAEA 실무대표단을 초청한 것은 좋은 소식이라고 봅니다.
실무대표단 초청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이 지난 3월 북한에서 핵 사찰 절차를 이미 논의한 만큼 실무 대표단의 절차 문제 토의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무 대표단을 초청한 것은 정식 사찰단의 업무 대상과 범위, 방법을 협의하기 위한 것이지 이게 실질적 성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갑니다. 때문에 이연수 홍보관리관은 앞으로 실질적 성과가 나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연수: 북한과 IAEA간 실무협의가 지체 없이 타결돼서 영변 핵시설 폐쇄 봉인 및 IAEA 요원 복귀 등 2.13 합의에서 북한이 약속한 조치가 조속히 이행되기를 저희는 기대합니다.
IAEA 실무대표단이 북한에서 핵시설 세부 검증계획에 합의 하면 IAEA는 특별 이사회를 열고 이 계획을 승인한 후 정식 사찰단을 파견하게 됩니다. 사찰단이 평양에 들어가면 이들은 영변 5MW 원자로 등에 대한 가동 중단과 폐쇄, 봉인 절차 등을 진행하게 됩니다.
북한의 핵시설 폐쇄가 확인되면 6자회담도 조속히 열릴 걸로 본다는 게 남한 당국자들의 예상입니다. 2.13 합의 초기조치의 이행상황을 평가하고 6자 외교장관 회담과 같은 차기 일정을 논의하는 게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힐 차관보는 중국 방문에 앞서 몽골에서 기자들에게 차기 6자회담 일정은 의장국인 중국이 정하겠지만 다음 달 초에는 재개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힐: I would anticipate that the Chinese might want to schedule that in early July.
힐 차관보는 18에서 20일 사이 중국과 한국 일본을 연이어 방문하고 6자회담 재개 일정과 2.13 합의 이행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북한의 IAEA 실무 대표단 초청으로 관련국들의 움직임이 다시 활발해 지자 남한 통일부는 17일 신언상 차관 주재로 회의를 갖고 쌀 차관 제공을 위한 절차와 준비상황을 점검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을 점검했을 뿐 언제를 쌀 차관 제공 시점으로 잡을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으며 이번 주 중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추가 논의할 예정인 걸로 알려졌습니다. 또 중유 제공 시기와 관련해서도 남한 통일부 이재정 장관은 지난 14일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이는 남한 정부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재정 장관입니다.
이재정: 중유 5만톤 제공은 통일부가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만 결정권자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는 6자회담의 틀 안에서 초기단계 이행에 관한 검증을 하고 6자 쪽의 어떤 결정... 그 결정이 나면 즉각 5만톤 제공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는 해 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이처럼 대북 지원의 시점을 놓고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않는 것은 2.13 합의 이행과 관련해 앞으로도 암초가 곳곳에 숨어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우선 방코델타아시아에 묶여 있던 북한 자금 2천5백만달러의 송금이 마무리 되는 걸 지켜봐야 되고, 북한이 과연 이 자금을 약속한 대로 인도적으로 사용할 것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되며, 또 무엇보다도 북한이 과연 국제금융권 편입이라는 목표를 뒤로 한 채 이번 1회성 송금에 만족할 것인지를 지켜봐야 된다는 것입니다.
또 지난 2002년 2차 핵위기를 불러온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에 대해 북한이 얼마나 솔직하게 신고 할 지 여부도 핵불능화를 향한 2.13 합의 이행의 관건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2.13 합의문의 해석을 놓고도 갈등은 빚어질 수 있습니다. <통일연구원>의 조민 박사입니다.
조민: 초기단계 이행조치를 영변 원자로의 폐쇄, 봉인이라고 하지만... 그것의 영어 표현이 셧다운(shut down) 아닙니까. 북한은 공식적으로 이 셧다운을 가동 임시 중단이라고 했어요. 북한의 입장에서는 철문 혹은 출입문을 좀 내린다고 볼 수겠죠. 그런 점에서 IAEA는 폐쇄 봉인의 수준이 어느 것인가 하는데서 북한과 견해 일치를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처럼 IAEA 사찰단이 실제로 방북해 핵시설의 폐쇄, 봉인 절차를 밟기 전까지는 낙관은 이르다는 견해는 그동안 북한이 핵과 관련해서 국제적으로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IAEA 감시단의 실제 북한 입국이 이뤄져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한 진전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신중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신뢰의 문제를 바탕에 깔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