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최영윤
남한 정부는 전후 납북자와 납북자 가족에 대한 지원금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전후납북자 지원법’ 시행령안을 마련했지만 납북자 가족이 지원금 규모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됩니다.
올해 65살인 안국연 씨! 지난 68년 여름 뱃사람이었던 남편 김진경씨가 서해에 나갔다가 강제 납북되는 바람에 혼자서 딸 둘에, 아들 하나를 키워야 했습니다.
안국연 씨: 밥을 먹고 살수가 없을 정도예요. 그래서 딸 하나를 버리다시피 한 거예요. 영등포역전에 가서 딸을 편지쪽지 하나 써가지고 파출소에 들여보낸 거다. 26살에 혼자 되서 이렇게 쭉 살았는데, 딸 까지 다 잃어버리고..
현재 안 씨 남편처럼 6.25 전쟁 이후에 납북된 채 돌아오지 않고 있는 사람은 대략 480여명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들 납북자와 납북자 가족을 위한 ‘전후 납북피해자 지원법 시행령안’이 13일 입법 예고됩니다.
남한의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12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내용입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 지난 4월27일 공포된 ‘납북피해자의 보상 및 지원에 대한 법률’ 시행령 안에 대해서 그동안 관계부처와 의견 협의를 거쳐 내일 7월13일자로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정부가 마련한 전후납북자 지원법 시행령 안에는 납북자 피해자 보상과 지원 심의위원회 구성, 귀환 납북자에 대한 정착금과 주거지원금의 기준 설정 그리고, 납북자 가족에 대한 피해 위로금 등의 세부적인 사항이 포함돼 있습니다.
납북돼 10년 이상 된 사람의 가족은 정부로부터 최대 4천5백만원의 피해 위로금을 받을 수 있고, 귀환한 납북자들은 정착지원금에, 경우에 따라 주거지원금까지 받게 돼 최대 2억4천만원까지 지원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납북자 가족들은 지금까지 겪은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충분히 보상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납북자 가족 협의회 이옥철 대표의 말입니다.
이옥철 납북자 가족협의회 대표: 연좌제라는 피해 속에서 힘들게 살았으니까 거기에 따른 위로금이 좀 적당하게 지원되기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생각 외로 적게 나온 것에 대해 가족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정부는 시행령안을 발표하면서 충분한 협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앞으로 입법예고 과정에서 조정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이재정 장관: 쟁점의 하나인 납북자 가족에 대한 피해 위로금에 대해서는 협의가 완결되지 못했다. 입법예고 과정에서 납북자 가족은 물론 일반 국민들의 의견 수렴하고, 여러 가지 논의과정을 거쳐서 현실성 있게 조정해 나갈 방침이다.
하지만, 납북자 가족들은 통일부 장관을 만나 이번 시행령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개정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할 예정입니다.
이처럼 정부가 납북자 송환의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 차선책으로 택한 납북자 가족에 대한 지원정책이 지원금을 놓고 정부와 납북자 가족 간에 의견차이가 커서 앞으로 시행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전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