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시민연합, 북 고문실태 조사 보고서 발간

0:00 / 0:00

남한의 북한인권 단체인 북한인권시민연합이, 북한의 고문 실태를 지역별, 시기별로 추적한 장문의 보고서 ‘고문의 공화국, 북한’을 발간했습니다. 보고서에는, 특히 잘 알려지지 않은 지하 감방에서의 끔찍한 고문 실태가 적나라하게 기술돼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진희 기자와 함께 보고서 내용을 살펴봅니다.

report_cover-200.jpg
남한의 북한인권 단체인 북한인권시민연합이 발간한 보고서 ‘고문의 공화국, 북한’ 표지 - PHOTO courtesy of 북한인권시민연합

북한의 고문실태만 집중적으로 다룬 보고서가 나온 것이 이례적인데요, 탈북자들의 직접 증언을 토대로 작성됐죠?

네, 실태조사를 총 지휘하고, 보고서를 작성한 북한인권시민연합 조사연구팀의 이영환 팀장은 19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기존의 보고서들이 강제 노동수용소나 중국 등 제 3국에서의 탈북자 실태 등에만 집중을 해 왔는데, 북한의 고문 실태를 집중해서 다룬 보고서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북한에 있을 때, 보위부나 정치범 수용소, 교화소, 노동단련대, 꽃제비수용소 등에 수감됐다, 2000년부터 2005년 사이에 탈북을 해서 남한에 온 20명의 탈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개별 대면 인터뷰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양대 주민통제기구라고 할 수 있는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완성의 고문 실태를 지역별로 잘 정리해 놨습니다. 특히 북한 주민들 사이에 회령시 보위부의 경우, 보위부 중에서도 가장 고문이 센 곳으로 악명이 높다고 합니다.

회령 보위부의 고문 실태가 그렇게 심각한가요?

보고서에 따르면, 회령시 보위부는 북한주민들에게 두려운 곳입니다. 일반 탈북자들이 수감되는 지상의 집체감방 외에 , 정치범이나 간첩죄 혐의자들을 고문하기 위한 지하 감방 시설도 운영하고 있는 데, 경험자들은, 겪어 보지 않고는 얼마나 끔직한 지 상상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이영환 팀장은, 지하 감방 시설에서 자행되고 있는 고문은 지상의 감방 시설에 비해 훨씬 잔인하고 비극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팀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이영환: 일반 탈북자들은 보통 지상감방에서 조사를 받기 때문에 지하감방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 지는 모르게 됩니다. 저희 조사대상 자 가운데 지하감방을 경험한 사람이 2명 있었습니다. 지하감방은 훨씬 더 비극적인 상황이고 지 금껏 알려져 왔던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인권유린상황들이 확인이 됐습니다. 지하 감방이 확인된 곳은 회령, 신의주, 온성 등. 다른 지역에서도 지하 감방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회령의 지하감방은 더욱 악명이 높습니다. 1999년부터 2000년까지 9개월간 회령 보위부 지하감방에서 조사를 받은 탈북자 김광수 씨는, 가명입니다, 체포 당시 75 kg이었던 체중이 38kg으로 급감할 정도로 끔찍한 곳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일상적인 구타 이외에 비둘기 고문이 참기 어려웠다고 지적했습니다.

비둘기 고문이 무엇인가요?

고문으로 사람의 가슴이 비둘기 처럼 부풀어 오른다고 해서 붙여진 말인데요, 이영환 팀장의 설명을 직접 들어보시죠.

이영환: 비둘기 고문이란, 사람의 양팔을 뒤로 꺾고 심한 경우 양 다리 까지 뒤러 꺾어 사람을 매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흉부가 지면을 향하고 중력을 받기 때문에 몇 시간이 지나면 가슴뼈가 앞쪽으로 쏠려 나오게 됩니다. 비둘기가슴처럼 가슴이 부풀어서 자신의 가슴뼈가 살을 뚫고 나올 것 같은 고통을 느끼게 됩니다. 그 상태로 매달려 있는 데 간수조차 없어서 그렇게 있다가 죽든 지 말든 지 살고 싶으면 알아서 자백을 하던 지 저지르지도 않은 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하고 나왔다고 합니다. 같은 있던 사람들은 이처럼 고문을 받다 사망했다고 증언을 했습니다.

비둘기 고문에 시달렸던 김광수 씨는 살기 위해 간첩행위을 했다고 인정했고, 간신히 목숨을 건졌지만, 2000년 4월 요덕 수용소로 보내져 그곳에서 3년의 끔찍한 시간을 보냈다고 증언했습니다. 김광수씨는 2003년 4월에 탈북 해 현재 남한에 살고 있습니다.

보고서에서는, 시기별로 고문실태의 변화 양상이 기술되어 있는데요, 그 내용을 소개해 주시죠.

우선 1999년 이전까지는, 일반 범죄이든 탈북시도이든 그 유형에 상관없이 모든 조사에서, 고문이 일상적으로 만연했고 당연시 됐다고 합니다. 사실상 북한의 형사사법규정은 철저히 무시됐고, 조사요원들을 죄목을 미리 정해놓고, 고문을 통해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자백을 받아내는 방식이었다고 합니다. 보고서는 1999년부터 2002년 까지는, 탈북자들에 대한 단속체계가 정비되고 본격적으로 강화된 시기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러 탈북자들의 증언을 종합한 결과, 1999년 8월 이후부터 중국 공안이 탈북자들에 대한 조사문건을 북한으로 넘기는 것이 실제로 정례화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1998년에서 1999년 사이에,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와 중국 공안부 사이에 탈북자 송환 시 조사문건 제공에 대한 비밀협정이 체결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이번 보고서를 보면 99년 이후 부터는 여성에 대한 학대라든가 또한 탈북 해 남한 행을 시도했다거나 하는 경우 처벌이 강화됐죠?

2000년부터는 여성에 대한 비인간적인 대우가 광범위하게 일상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가령, 알몸 상태로 앉았다 일서거기를 반복하게 하는 것이 이 시기부터 거의 북한 전 지역에 걸쳐 전형적인 조사방식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입니다. 또 이 때부터는, 집결소를 일종의 대기실로 활용하면서, 국경지역 보위부에서 1차 조사를 받은 탈북자들을 출신지역 조사기관이나 각종 수형시설로 보내기 전까지 머무르게 했다고 합니다.

특히 2002년 말부터 2003년 경에는 단순 탈북자들에 대해서는 가혹한 고문이 일시적으로 좀 줄어들었지만, 보위원이나 안전원들이 직접 구타하지 않고 대신 다른 감방의 다른 죄수를 시켜 구타하도록 하는 편법적인 고문 방식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영환 팀장는, 단순 탈북자 이외의 경우 오히려 처벌이 강화된 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영환 팀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이영환: 남한 행을 시도했거나 종교단체의 도움을 받거나 또는 NGO(비정부기구)의 도움을 받다가 중국 현장에서 적발 돼 자료와 함께 북한으로 넘어간 사람은 이전보다 더 가혹하게 처벌한다는 것이죠.

워싱턴-이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