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연호 kimy@rfa.org
남북한의 외교 장관들이 이번주 아세안 지역 포럼 (ASEN Regional Forum)에서 만납니다. 그러나 북한과 일본의 외무회담은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남한의 송민순 외교장관과 북한의 박의춘 외무상이 이번주 목요일, 즉 8월2일에 필리핀에서 만날 예정이라고 익명을 요구한 남한의 외교관리가 30일 언론에 밝혔습니다. 남북한 외무장관들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 지역 포럼에 참석하면서, 포럼과 별도로 만난다는 겁니다. 남한 관리는 회담 의제에 대해서는 자세한 언급을 피했습니다. 다만 북한의 핵폐기 방안을 담은 2.13 6자회담 합의를 어떻게 진전시킬 것인가에 회담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남북한은 이미 지난 2000년과 2004년, 2005년 세 차례에 걸쳐 아세안 지역 포럼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가진 바 있습니다. 당시는 북한측에서 백남순 외무상이 나왔습니다. 백남순 외무상이 금년초 사망한 뒤로는 남북한 외교장관이 만날 기회가 없었습니다. 이번 회담이 성사된다면 북한의 박의춘 외무상이 지난 5월 취임한 후 처음으로 남한 외무장관과 만나게 됩니다.
남한의 송민순 장관은 당초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세안 관련 연쇄회의에 모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남한 인질 사건을 수습하느라 일정을 대폭 줄여서 8월2일 아세안 지역 포럼 외교장관 회의에만 참석합니다.
박의춘 외무상은 지난 28일 이미 필리핀에 도착해 외교활동에 들어갔습니다. 박 외무상은 29일 필리핀의 알베르토 로물로 외교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지난 2월 6자회담 합의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핵시설 불능화를 위한 구체적인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남북한 외무장관 회담과는 반대로 일본과 북한의 외무장관 회담은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박의춘 외무상을 수행중인 정성일 국제기구 담당 부국장은 일본이 이른바 대북 적대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한 아세안 지역포럼 기간 중에 박의춘 외상이 아소 타로 외상과 회담할 생각이 없다고 30일 밝혔습니다. 북한은 특히 최근 조총련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정책에 못마땅해 하고 있습니다.
또한 관심을 모았던 미국과 북한의 외무장관 회담은 라이스 국무장관이 중동사태 때문에 참석하지 못하는 바람에 성사될 수 없게 됐습니다. 대신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존 네그로폰테 국무부 부장관과 동행하는 만큼, 북한 관리들과의 접촉이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한편 언론에 공개된 아세안 지역 포럼 성명 초안에 따르면, 아세안 지역 포럼 외무장관들은 한반도의 비핵화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긴요하다는 점을 확인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IAEA, 국제원자력기구가 북한의 핵시설 폐쇄를 확인했다는 소식을 환영하며,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완전히 신고하고 모든 핵시설을 불능화하기로 한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성명 초안은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