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남한 정치인 방북 “우려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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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의 범여권 정치인들이 다음 달 초 평양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이게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정치행보라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탈북자들은 이런 논란을 어떻게 바라볼까요.

남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이 부쩍 자주 북한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열린우리당 의원과 경제인 10여명이 다음 달 초 평양을 방문할 계획을 세우고 있고, 또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 도지사도 비슷한 시기에 평양을 방문하기로 확정했습니다. 비록 당은 달라도 북한을 방문하는 목적에 대한 이들의 답변은 하나입니다. 정치적 목적으로 북한을 가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먼저 열린우리당의 방북단을 이끌게 될 김혁규 의원의 설명입니다.

김혁규: 정치적인 사안은 전혀 아니고 순수한 경제적인 목적을 가지고 저희들이 방북을 하려고 합니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이번 방북에 경제인들 네 다섯 명이 함께 가는데 이들과 함께 북한에서 남북 경제공동체 구축의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게 이번 방문의 목적이라는 겁니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역시 북한 경제의 재건 방안을 논의하는 게 방북 목적이라고 말합니다. 손 전지사의 대변인인 이수원씨의 설명입니다.

이수원: 양측의 학자,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남북간의 공동 번영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를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두 사람 다 정치적 목적 보다는 경제적 이유를 내걸지만 남한의 국회 제1당인 한나라당은 양측의 이번 방북은 대통령 선거 전에 남한 여론의 주목을 받기 위한 명백한 정치 행보라면서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물론 이 같은 반응 역시 정치적 계산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남한의 탈북자들이 이들의 북한 방문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것은 눈여겨 볼만 한 대목입니다.

지난 2002년에 한국에 들어와 현재 서울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는 탈북자 김모씨는 북한 정권이 이들 남한 정치인의 방북을 어떻게 이용할지 벌써부터 눈에 훤하다고 말합니다.

김: 그거야 뻔한 거죠. 그 쪽 매체에서 어떻게 나갈 거라는 거는... 뭐 제가 그쪽에서 살다 왔으니까...

이들 남한 정치인의 방북이 김정일 위원장의 위상을 높이는 데 악용될 거라는 겁니다.

김: 장군님이 위대하니까... 남한의 이름 있는 사람들이 와서 다 이렇게... 한마디로 말해서 아첨을 하고 간다... 이런 식이에요.

김씨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서울에 있는 북한대학원대학교의 류길재 교수도 같은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류길재: 특히 김정일의 권위와 통치기반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다 활용을 합니다.

하지만 류길재 교수는 북한 언론에 이용당하는 게 무서워서 방북을 하지 않는다면 남북관계에서 남한이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고 말합니다.

류길재: 미리 예단해서 생각하는 것 보다는 우리 입장에서 한국의 입장에서 과연 바람직한가 바람직하지 않은가... 이것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북한도 남한 정치인들의 방북을 체제 유지라는 정치적 이익에서 이용하기보다는 건설적 시각에서 꾸준한 교류의 틀로 만들고 다듬어 나가려는 민족공동체적 발상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지적하고 있습니다.

서울-박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