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연호 kimy@rfa.org
미국과 한국이 한반도 종전선언의 시기에 대해 의견차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미국 방문길에 올랐지만 두 나라의 입장차이를 좁히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오는 7일로 예정된 미국과 한국의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종전선언이 핵심 주제로 떠오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종전선언을 둘러싸고 미국과 한국이 공개적으로 의견 차이를 드러내 왔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는 게 두 나라가 풀어야 할 시급한 외교현안입니다.
미국은 한반도 종전선언이든 평화협정이든 북한의 비핵화가 먼저 이뤄져야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2일 한국을 방문한 힐 국무부 차관보는 이 같은 입장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Hill: (We will not, cannot conclude a peace process until the time there is really denuclearization )
북한의 비핵화가 진정으로 이뤄질 때까지 미국은 한반도 평화과정을 끝내지 않을 것이며, 그럴 수도 없습니다.
한국이 평화협정의 이전 단계로 종전선언을 제시하고 있지만, 미국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은 분리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일 일본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종전선언을 먼저 하고, 평화체제 협상과 북한의 핵폐기는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는 뜻을 거듭 밝혔습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여기에서 한 걸음 물러나, 꼭 종전선언이 아니더라도 평화협상을 촉진하기 위한 정상들의 선언은 가능하지 않겠냐며 미국측의 협조를 간접적으로 요청했습니다.
송민순: 적절한 단계에서 직접 관련된 당사국들이 볼 때 정상간에 모여서 어떤 형태의 선언을 할 수 있다고 합의할 경우 이것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반도 평화체제에 관한한 미국의 입장이 단호하기 때문에 한미간에 협상의 여지가 별로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미국 국무부 비확산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피츠패트릭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선임연구원입니다.
Fitzpatrick: (I doubt they will reach an agreement at this stage.)
지금 단계에서 미국과 한국이 합의를 이루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미국은 종전선언과 같은 유인책은 북한의 실질적인 핵폐기가 이뤄질 때까지 쉽게 꺼내 들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인 반면에, 한국은 먼저 북한에 양보를 해주자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한반도 평화체제와 관련된 정상회담은 협상의 마지막 단계에서나 가능하며, 그보다 격을 낮춘 외무장관 회담 역시 관련국들의 입장을 조율하기가 쉽지 않아 빠른 시일 안에 성사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