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평화체제 협상 개시시점 두고 미묘한 시각차

워싱턴-김연호 kimy@rfa.org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한이 핵물질을 신고하면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남한간에 미묘한 시각차이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송민순 장관은 북한이 핵물질을 신고하면 그때부터 핵물질을 다루게 되며, 그에 따라 한반도 평화과정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송 장관은 미국의 힐 국무부 차관보가 북한의 핵물질 포기 후에 평화협정에 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보도는 진의가 잘못 전해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쪽은 핵물질의 신고시점을, 다른 한쪽은 포기 시점을 평화과정의 논의시점으로 잡았다는 데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송 장관과 힐 차관보가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지만, 어떤 표현을 쓸지에 대해 미리 조율하지 못한 것 같다고 풀이합니다.

Reiss: (I think what they are saying is that N. Korea has to make a significant, tangible, public effort to denuclearize by providing the nuclear material.)

"송 장관과 힐 차관보 모두 북한이 핵물질을 내놓음으로써 비핵화를 위한 중대하고, 눈에 보이는 노력을 공개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담당 차관의 선임 보좌관을 지낸 그로스씨는 미국과 남한이 평화체제 협상을 언제 시작할지에 관해 아직 충분한 논의를 하지 못한 것 같다며, 양측이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Gross: (I wouldn't be surprised that the S. Korean position would be that as soon as possible after the December 31 the peace regime talks should begin.)

"북한이 핵시설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를 끝내기로 한 올 연말이 지나면, 가능한 한 빨리 평화체제 회담을 시작해야 한다는 게 남한의 입장이더라도 놀랄 일은 아닙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베넷 박사도 미국에 비해 남한측이 평화체제 협상을 더 빨리 시작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반면 미국은 북한과 시리아간의 핵협력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핵확산의 여지를 남겨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베넷 박사는 설명합니다.

Bennett: (The US is saying now we need to have a resolution of plutonium, we have to resolve the weapons, before we can go further in other related activities.)

"미국은 북한 문제와 관련된 다른 분야에서 진전을 보기 위해서는 플루토늄, 다시 말해 핵무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을 확산시켜왔을 가능성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문제는 북한이 과연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을 순순히 넘겨주겠냐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경제지원뿐만 아니라 안전보장, 미국, 일본과의 관계정상화 등 많은 요구를 들고 나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 연말 핵폐기 2단계가 마무리되고 난 뒤, 길고도 지루한 협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