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오징어 게임’ 시청 학생들에 중형 선고”
2021.11.23
Update 11-24-21
앵커: 북한 당국이 최근 한국드라마를 보다가 적발된 학생들에게 중형을 선고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사법기관 소식통은 22일 ”지난 주초 청진시 소재 고급중학교 학생 7명이 한국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시청하다가 109상무 연합지휘부 검열에 적발되어 큰 문제가 되었다”면서 “이 사건은 중앙에까지 보고되어 한국드라마가 들어있는 USB 기억기(저장장치)를 (중국으로 부터) 들여와 판매한 주민은 총살형, 이를 구입해 시청한 학생은 무기징역, 나머지 함께 시청한 학생들은 노동교화형 5년을 선고받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사건의 발단은 한국드라마 ’오징어게임’이 들어있는 USB 기억기를 몰래 구입한 고급중학교 학생이 집에서 학급에서 제일 친한 친구1명과 함께 보았는데 이를 함께 본 친구가 또 다른 친한 친구들에게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내용을 이야기해주면서 여러 학생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여러 명이 돌려서 시청을 하다가 신고를 받고 들이닥친 109연합상무 검열성원들에 적발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중앙에서는 이번 문제가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제정이후 처음 적발된 청소년들의 범법 사례로서 매우 엄중하게 문제시하고 있다”면서 ”그것도 한국에서 최근에 방영된 드라마를 기억기(저장장치)에 담아 코로나방역으로 국경이 봉쇄된 속에서 어떤 루트를 통해 반입했는지 마지막까지 들춰낼 데 대해 지시해 앞으로도 조사와 처벌의 피바람을 예고하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에 휩싸여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고급중학교 학생들이 한국드라마 시청으로 중형을 선고받으면서 중앙에서는 학생교양을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해당학교 교장, 청년비서, 담임교원을 철직시키고 당원명부에서 제명시켰다”면서 ”이들은 어렵고 힘든 탄광에 배치되거나 오지 추방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학교 교원들은 언제 이 같은 불똥이 자신에게 튈지 몰라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이번 사건으로 인해 시장이나 거리에서 외국드라마나 드라마가 담긴 CD알판 판매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아무리 작은 경우라도 국가에서 승인되지 않은 저장기기를 판매하거나 구입하는 대상에 대해서는 무자비한 처벌을 예고하고 있어 주민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지만 중앙의 특별 지시가 아무리 추상같다고 해도 이번에 단속된 학생들 가운데 돈 많은 부모가 체포 직후 뇌물로 3000달러를 검열성원들에게 고인 덕분에 단속에서 제외된 학생이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면서 “주민들 속에서는 이 나라는 부모가 힘있고 돈만 있으면 사형대에 올라선 자식도 풀려나게 할 수 있는 불공평한 세상이라면서 울분을 삭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당국은 최근 젊은이들, 특히 학생들 속에서 외국 영상물, 특히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 노래 등에 심취하는 경향이 심해지자 단속을 대폭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새로 제정하고 외국 영상물이나 출판물, 노래 등 외래문화 수용 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정정: 기사 첫 문장 중 "총살형에 처해지고"를 "총살형...을 선고받았다"로 바로 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