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돔 전 미 국가보안국장, “북한 핵문제 보다 동북아 안정이 우선”

0:00 / 0:00

미국의 윌리엄 오돔 (William Odom) 전 국가보안국 국장은 북한 핵문제 보다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확보하는 것이 미국에 더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돔 전 국장은 또한 동북아시아에서 핵무기 경쟁을 막는 데 우선적인 관심을 둬야 하는 나라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 그리고 남한이 돼야 한다며, 북한이 군사위협을 거두고 협조적으로 나온다면 굳이 붕괴시켜야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odom-200.jpg
미 국가보안국 국장 (Director of National Security Agency)을 지낸 윌리엄 오돔 (William Odom) 예비역 중장 - RFA PHOTO/김연호

지난 80년대 레이건 미국 행정부에서 국방부 산하 감청전문 기관인 국가보안국 국장 (Director of National Security Agency)을 지낸 윌리엄 오돔 예비역 중장은 22일 미국 주재 남한 홍보원 코러스(KORUS)에서 동북아시아 안정의 중요성에 대해 강연했습니다. 오돔 전 국장은 미국이 북한 핵문제라는 당장의 문제에 매달리기 보다는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협의체를 마련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Odom: (China, Japan, Russia and the US need to have a vehicle or a council of some kind in which the main purpose is to make sure that none of these four powers interfere with internal relations of Korea.)

“중국과 일본, 러시아 미국 등 한반도를 둘러싼 4대강국은 협의체를 만들어서 어느 나라도 남북한 관계에 끼어들지 않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한반도를 영향권에 두기 위해 주변 강국들이 서로 다투는 일이 또다시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이런 틀이 마련된 다음에는 미국이 일본을 움직여 북한에 대규모 투자를 하도록 만들고 미국 역시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해야 합니다. 엄청난 통일비용을 걱정하는 남한으로서는 크게 환영할만한 제안일 겁니다. 대신 남북한은 일본이 원하는 대로 통일 후에도 주한미군을 계속 주둔시키는데 동의해야 하고 핵무기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미국은 중국과 남한이 스스로 북한 핵문제를 풀 뜻이 없다면 미국 역시 이 문제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는 입장을 보여야 합니다.”

오돔 전 국장은 미국이 동북아시아에서 우선적으로 추구해야 할 과제는 이 지역의 안정과 번영 그리고 동북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과 우호 관계 유지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도 미국은 북한 핵문제에 골몰하느라 이런 부분이 상대적으로 소홀이 다뤄진 측면이 있다고 오돔 전 국장은 지적했습니다.

이 때문에 동북아시아에서 핵무기 확산을 막겠다는 미국의 정책은 오히려 이 지역의 안정을 추구하는 데 해가 됐다는 설명입니다. 오히려 동북아시아에서 핵무기 경쟁을 막는 데 우선적인 관심을 둬야 하는 나라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 그리고 남한이 돼야 한다는 게 오돔 전 국장의 주장입니다.

오돔 전 국장은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최우선시 하는 접근 방식은 북한의 붕괴 여부와 상관없이 일관되게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군사위협을 거두고 협조적으로 나온다면 굳이 애써서 북한을 붕괴시켜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남북한이 통일을 원한다면 이 역시 양측이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미국을 비롯한 주변 강대국들은 독일 통일 과정에서 그랬듯이 남북한 문제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오돔 전 국장은 주장했습니다. 미국이 이런 입장을 견지한다면 중국 역시 남북한 문제에 끼어들기 어려울 것이고 섣불리 도발행위를 일으켜 미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오돔 전 국장은 내다봤습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