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방역지침 어기고 생일파티 한 학생들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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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학교 개학을 연장한 가운데 양강도에서 생일파티를 벌인 고급중학교 학생들이 당의 지시를 거역한 죄로 소년교양소에 수감되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9일 "지난 달 22일 양강도 보천군에서 한 학생의 생일놀이에 모여 음식을 나눠 먹으며 놀았던 고급중학교 학생 10여명이 방역당국에 의해 발각되어 현장 체포되었다"면서 "지역 보안서 구류장에 열흘 동안 갇혀 있던 학생들은 4월 초 함경남도에 위치한 55호 소년 교양소에 이송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학생들의 죄목은 당국이 신형 코로나비루스 사태로 학생들의 개학을 두 차례나 연장하면서 전염병 방역을 위해 총력을 다 하고있는데 학생들이 당의 방역지시를 어기고 집단적으로 모여 생일놀이 했다는 것"이라면서 "학생들은 당의 지시를 거역하는 죄를 범했기 때문에 소년교양소에서 1년 간 노동교양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해당 사건을 계기로 방역당국은 신형코로나로 연장된 방학 기간 중 학생들은 세 명이상 모이지 말 것이며, 집에서 혁명역사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면서 "방역기간에 집단으로 모여 생일파티를 했다가 단속된 학생들에 대해서는 해당 담임선생과 부모들도 연대 책임으로 법적 처벌을 받게 된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10대 학생들이 모여 생일놀이를 하다 소년 교양소에 수감되었다는 소식에 지역 주민들은 '그게 감옥에 까지 보낼 일이냐'며 당국의 지나친 처벌에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전염병을 제대로 방역하려면 학생들을 감옥으로 보내기 전에 그들의 감염상태를 우선 진단하고 그 결과에 따른 대책을 세워야지 무조건 감옥에서 노역을 치르도록 하는 게 무슨 방역대책이냐며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양강도 혜산시의 또 다른 소식통은 "지난 3월 혜산에서도 연흥고급중학교 학생들이 한 학생의 집에 모여 미국영화를 시청하다가 사법당국에 단속되었다"면서 "신형 코로나사태속에서 학생들의 방학을 연장하고 집단모임을 근절해 전염병을 막으라는 당의 방침에 불복종하였다는 죄와 불순영화를 시청했다는 죄가 더해져 이들 학생들도 소년교양소에 수감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도 혜산시 보안서 구류장에는 코로나 방역기간에 집단적으로 모여 마약을 흡입하고 춤추며 놀다가 단속된 학생들이 적지 않다"면서 "잘사는 집 자녀들은 보안서에 뇌물을 주고 빠져나가고 가난한 집 자녀들만 남아서 소년교양소에 가게 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소년교양소에 수감되는 학생들이 늘어나자 주민들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간부들이 마약을 밥 먹듯 사용하면서 흥탕망탕(흥청망청) 술 먹고 놀아 대는데 어린 학생들이 뭘 배우겠느냐'면서 "학생들보다 먼저 간부들부터 감옥으로 보내야 한다며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