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찬반논의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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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박성우 parks@rfa.org

남북 정상회담이 발표된 지 하루뒤인 9일 서울에서는 회담을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됐고 남한 정계는 이번 정상회담이 대통령 선거를 앞둔 정치적 계산에 의한 것이라는 논란이 계속됐습니다.

서울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이 발표된 지 하루 뒤인 9일에도 김정일과 북한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회담 장소와 의제 시기 등에 대한 논란은 뒤로한 채 남한의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이 경의선 열차를 타고 방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재정] 사실은 북측에서 우리의 요청을 받아들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언론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경의선을 타고 평양으로 갔다가 남북 정상이 모두 개성 공단을 방문해 둘러보는 극적인 효과도 연출 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 보도도 내놓고 있습니다. 남한의 신문과 방송들은 또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기사로 방송 시간과 지면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9일도 남한 주식 시장의 주식 값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이번 정상회담은 정치적인 행사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우선 이번 정상회담이 남한의 대통령 선거를 넉 달 앞두고 열려서 선거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정치권의 해석에 대해 남한 국민들은 무관심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과 조선일보가 8일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83.9 퍼센트에 이르는 유권자들은 이번 정상회담이 열린다 해도 대선 지지후보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서울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백선기 교수입니다.

[백선기] 이미 지난 대선이라든지... 이런 데서 남북 관련한 이슈가 그분들의 의사 결정에 이미 영향을 (미치는 것을) 한 번 경험한 게 있어서 충분히 학습효과가 되어 있다고 보고 있구요. 지금 남북정상 회담의 이슈는 지금 대선과 가능하면 구분하고자 하는 유권자들의 성숙된 인식이 낳은 결과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번 정상회담의 시기를 일년 중 남북한 모두 민족 의식이 가장 높아진다는 8월로 택한 것은 다분히 정치적 냄새가 짙다는 지적을 놓고 시민들도 찬반 의견을 내놓습니다.

[시민남자] 노 대통령이 현 임기 중간에 해야 되는데 4개월 앞두고 하는 건 너무 늦지 않는가...

[시민여자] 이전에도 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이 만난 적이 있으니까 이번에도 만나면 이산가족 문제 등에 좋은 일이 될 거라고 봅니다.

날 선 공방 속에서도 남한 국민들 대다수는 일단 하기로 한 정상회담이니만큼 환영 의사를 표명합니다. 중앙일보 자체 조사에 따르면 80.5 퍼센트의 남한 국민들은 이번 정상회담 개최를 “잘된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조선일보/갤럽 조사에서도 75.9%의 국민들이 이번 정상회담 개최를 “찬성”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일성 대학 등에서 종교철학을 강의를 한 바 있는 미국 심슨 대학의 신은희 교수입니다.

[신은희] 사실 수치상으로는 좀 놀라운 수치지만, 그 예기는 뭐냐면 우리 국민들이 평화와 통일을 향한 그 염원이 그대로 반영된 수치라고 저는 생각이 들어서... 정치권에서 그런 국민의 염원을 담아서 실행화 하는 것은 굉장히 적절한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신은희 교수와는 다른 해석을 내놓는 정치 학자들은 8월을 넘겨 9월로 들어가면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가 정해지고 이에 맞서는 범 여권도 경쟁 후보가 정해져 이때 남북 정상회담을 꺼내는 것 자체가 선거 개입이라는 비난을 받고 아울러 국민들의 관심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장소가 평양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부정적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조선일보/갤럽 조사에 따르면 58.5퍼센트의 국민들이 평양을 부적절한 회담 장소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대해 통일부 차관을 지낸 바 있는 <통일연구원>의 이봉조 원장은 김정일 위원장이 서울 답방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한 반응이 아니겠냐고 해석합니다.

[이봉조] 장소보다는 오히려 성과가 더 중요한데... 다만 가능하다면... 성과가 더 중요하지만, 그러나, 그래도 계속 평양을 가는 거 보다는 서울에서 회담이 열리는 것이 좋겠다는 바램... 이런 것들이 조사 결과에 반영된 것이 아닌가.... 장소가 만약에 서울이 아니었기 때문에 정상회담을 하지 말아야 된다고 했으면 환영한다는 의견이 이렇게 크게 나오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지난 2000년 6.15 공동 선언에 따르면 이번에는 서울로 김정일 위원장이 와야 하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정상회담에서 공동 성명을 내놓더라도 서울에 김정일 위원장이 답방 한다는 약속을 깨버린 것처럼 역시 휴지조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별로 의미가 없다는 회의적인 반응도 주목할 만합니다.

조선일보/갤럽 조사에 따르면 의제에 있어서는 북핵문제 해결 방안이 1 순위였고, 그 다음은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과 평화체제 구축방안이었습니다. 반면 이산가족 상봉문제나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 등은 상대적으로 뒤로 밀렸습니다. 관심은 덜하지만 이 문제들은 양측 정상이 적극 다뤄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봉조 원장입니다.

[이봉조]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합의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합의가 과연 될 수 있느냐...라는 문제의 여지가 있습니다마는, 그러나 6.15 공동선언 이후에 우리 국민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문제에요. 그렇기 때문에 이산가족 문제를 포함해서... 이산가족도 지금 이렇게 만나가지고는 어느 세월에 다 만납니까. 그러니까 이런 문제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북에 적극적으로 말씀하실 필요는 있다... 그렇게 보는 거지요.

AP나 로이터 등의 외신들은 이번 정상회담이 성급히 마련됐다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이런 상황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결실을 내놓지 못한다면 회담을 환영하던 국민들의 마음이 냉담하게 돌아 설 것이라고 세계에 타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