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동북아 시대 위원장, “여건 갖춰지면 남북 정상회담 성사될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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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남북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제기하는 남한 주요 인사들의 발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남한 대통령 자문기구인 동북아 시대 위원회의 이수훈 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데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도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을 약속한 만큼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남한의 대통령 자문기구인 동북아 시대 위원회의 이수훈 위원장은 2일 남한 평화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올 상반기 안에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노무현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을 하지 않는다고 한 번도 얘기한 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수훈: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시간도, 분위기가 성숙되면 가능하다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었습니다.

이수훈 위원장은 지난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 만큼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는 그 답례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한을 방문하는 것이 마땅하기는 하지만, 장소는 크게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남한 내부에서는 올해 대통령 선거가 있는 만큼, 남북 정상회담이 국내정치적으로 이용된다는 오해가 없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이와 함께 북한 핵문제 해결에도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이수훈 위원장은 밝혔습니다.

이수훈: 지금 6자회담을 통해서 북핵 폐기를 위한 초기이행단계 이런 것이 마련된다면 북미 간에 쌓여 있는 적대관계, 이런 것이 해소된다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정상회담을 열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우리를 바라보는 눈도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지난 200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졌던 남한의 김대중 전 대통령도 노무현 대통령이 김 국방위원장을 어디서든 만나겠다고 이미 밝혔기 때문에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2일 남한 불교방송에 출연해 북한도 남북정상회담을 약속한 만큼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도 지난 1일 남북 정상회담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며 회담이 개최된다면, 남북한 문제와 평화 체제, 북한 핵문제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송민순 장관 역시 여건 조성이 안 된 상태에서 만나면 남북한 정상이 빈손으로 헤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말 기자회견에서 남북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해 현 단계에서는 구체적인 계획을 추진하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들 남한정부의 현직 관리들이 비록 ‘여건이 성숙하면’이란 토를 달고는 있지만, 한결같이 새해 벽두부터 남북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어 회담성사를 위해 모종의 작업이 은밀히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