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경찰, 북 100달러 수퍼노트 제조 사실에 의혹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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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양성원

스위스 경찰 당국이 북한이 미국의 수퍼노트, 즉 정교한 100달러 위폐를 제조했을 가능성이 낮다는 보고서를 지난 2006년 11월에 발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인쇄 기술이 열악하고 장비를 입수하기가 힘들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하지만 미국 비밀검찰국(Secret Service) 측과 미국 내 전문가들은 이러한 주장을 일축하며 스위스 측에서 충분한 정보가 없이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우선 스위스 경찰의 보고서 내용부터 소개해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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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100달러 수퍼노트 제조 사실에 의혹 제기한 보고서에서의 증거사진-RFA courtesy of Fedpol

네, 자유아시아방송이 입수한 보고서의 내용의 핵심은 북한이 진짜보다 더 정교한 100달러짜리 위폐, 즉 소위 ‘수퍼노트’를 만들 기술이 없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화폐인쇄 기술은 70년대 기계를 사용하고 있는 등 매우 낮아 현재 북한 화폐의 질도 무척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또 미국 당국이 2005년 가을 북한의 수퍼노트 제조 사실을 정식으로 기소하기 전에 벌써 이란과 시리아 등을 그 범인으로 지목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현재 16년 동안 적발된 수퍼노트가 약 5천만 달러 정도 되는데 북한이 마음만 먹었으면 몇 시간안에 5천만 달러를 찍어낼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왜 안 그랬는지 의심이 간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은 한 해 2억 달러의 위폐를 적발하고 있다면서 미국에게 16년동안 5천만 달러의 수퍼노트로 인한 피해는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러한 수퍼노트는 개인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개입이 있어야 제조가 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보고서 내용에 대한 미국 당국의 반응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네, 미국의 위폐 관련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미국의 비밀검찰국(Secret Service)의 에릭 자렌(Eric Zahren) 대변인은 23일 스위스 경찰의 보고서와 관련해 자유아시아방송과 통화에서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특별히 언급할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비밀검찰국의 마이클 메릿(Michael Merritt) 부국장보(deputy assistant director)가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증언한 말을 그대로 전해줬습니다.

미국은 북한과 정교한 수퍼노트의 ‘확실한 연관성’(definitive connection)을 확인했으며 이 수퍼노트는 북한과 관련된 원천(source)로부터 제조되고 퍼져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수사 결과 밝혀냈다는 것입니다.

Our investigation has identified definitive connections between these highly deceptive counterfeit notes and the North Koreans. Our investigation has revealed that the supernotes continue to be produced and distributed by sources operating out of North Korea.

그렇다면 이와 관련한 스위스 경찰 당국의 반응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스위스 경찰 당국(Federal office of Police)의 다니엘 베스야(Daniele Bersier) 대변인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통화에서 이번에 알려진 보고서는 2006년 11월에 작성된 것이며, 지난 2004년과 2005년 상황을 반영하고 있고, 또 2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발행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영어로 발간되지 않고 불어와 독일어로 보고서가 발간됐는데 발간 당시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영어로 이 보고서 내용이 알려지면서 기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 보고서는 정교한 100달러 위조지폐, 즉 수퍼노트 말고도 다른 위폐에 대해서도 폭 넓게 다루고 있는 보고서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 불법행위 관련 미국의 전문가들은 스위스 보고서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네, 우선 지난 2005년까지 미 국무부에서 북한의 불법행위 관련 조사를 총괄했던 데이비드 애셔(David Asher) 박사는 2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스위스 당국이 제대로된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 의회조사국(CRS)에서 북한 불법행위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라파엘 펄 연구원도 비슷한 견해를 나타냈습니다.

Raphael Perl: (Of course, the Swiss may not be fully aware of the fact that pretty much any time 'Supernotes' have been discovered or seized there is always been connection with North Korea.)

"물론 스위스는 수퍼노트가 발견되거나 압수될 때 마다 항상 북한과 관련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부 다 모를 수 있습니다. 또 미국 내에는 북한의 수퍼노트 제조와 관련한 사법당국의 기소 기록들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도 스위스 당국이 잘 모를 수도 있습니다."

펄 연구원은 또 스위스 당국의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스위스의 상업적 목적이 그 배경에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위스의 인쇄 기술을 선전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입니다. 또 혹자는 스위스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밀계좌가 있다는 점도 상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펄 연구원은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