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시설 ‘임시가동중단’ 표현은 군부 고려한 북한 내부용” - 박한식 교수

0:00 / 0:00

북한이 지난 13일 체결된 6자회담 합의 내용을 전하면서 북한 핵시설의 ‘불능화’ 라는 표현 대신 ‘임시 가동중지’라고 언급해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 조지아대학교의 북한 전문가 박한식 교수는 15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회견에서 북한 군부를 고려한 북한 내부용 발표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nuke_plant-200.jpg
북한의 영변 핵시설 - AFP PHOTO

북한의 관영 언론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3일 6자회담 결과를 보도하면서 북한 핵시설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도록 한다는 ‘불능화’라는 표현 대신 ‘가동 임시중지’라고 언급했습니다.

이 통신은 간략히 회담 타결 소식을 전하면서 6자회담에서 참가국들은 북한의 핵시설 가동 임시중지와 관련해 중유 100만톤에 해당하는 경제, 에너지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 온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도 14일 6자회담 결과를 전하면서 북한이 취할 조치 중에 핵시설 불능화 조치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북한 측이 쓰고 있는 ‘임시가동 중단’이란 말은 6자회담에서 발표된 합의문 내용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합의문에는 북한이 핵시설을 폐쇄, 봉인하면 중유 5만톤 상당의 에너지를 우선 공급받고, 다음 단계로 핵시설을 영원히 가동할 수 없도록 한다는 의미의 ‘불능화’를 해야만 추가로 중유 95만톤 상당의 경제, 에너지지원, 또 인도적 지원이 북한에 제공된다고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북한 측이 핵시설 ‘불능화’ 대신 ‘임시가동 중지’란 표현을 쓰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북한 문제에 정통한 미국 조지아 대학교의 박한식 교수는 15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회견에서 이는 북한 군부를 고려한 계산된 행동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한식: 사실 북한 내부에는 군부가 중심이 돼서 세계 유일의 막강한 미국에 대해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나라로 북한이 핵무기까지 보유하며 대국이 되었다는 분위기가 만연해있다. 또 이에 대해 말할 수 없는 긍지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북한 내 분위기를 볼 때 이번 합의에는 북한의 안보 관련 문제는 아무런 언급도 없는데 에너지 원조 얼마 받는다고 북한 핵시설을 폐쇄하기로 했다는 것은 북한 내부에 먹혀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박 교수는 실제 북한 측이 이번 핵폐기 첫 단계 합의의 내용을 핵시설의 임시 가동중단, 즉 과거 제네바 핵합의 당시의 동결과 같은 개념으로 해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교수는 자신이 보기에도 이번 합의가 북한이 핵시설을 불능화 시키는 단계로 넘어가기 전 핵시설을 동결시키는 것과 이에 대해 중유 5만톤을 맞바꾼 정도로 이해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입장으로서는 앞으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정말 변화시키는지를 봐 가면서 핵시설 불능화 단계로 넘어갈 지 여부를 저울질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박한식 교수는 북한의 핵동결 조치의 대가로 우선 남한이 모두 부담하기로 한 5만톤의 대북 중유지원은 남한이 아니라 오히려 미국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박한식: 5만톤의 중유지원은 남한이 아니라 미국이 해야한다. 그 이유는 평양에서 봤을때 ‘미국의 태도가 이렇게 변했구나’ 그런 생각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미국의 이러한 태도 변화를 감지해야 북한도 미국이 바라는 바람직한 반응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이다.

한편, 박한식 교수는 이번 6자회담 합의와 관련해 미국 부시 대통령이 14일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5만톤의 중유지원은 남한이 부담하기로 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을 지적하면서 부시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태도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따라서 그는 앞으로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를 이끌어내는 데는 많은 어려움과 노력 또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워싱턴-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