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오는 28일과 2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북미 관계정상화 관련 실무그룹 회의가 열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이 지정한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삭제하는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미국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 문제를 신중히 처리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뉴욕 회의에 이어 두 번째로 이달 말 제네바에서 개최될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는 미국과 북한 두 나라만의 양자회담이라는 점에서 일단 눈에 뜁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회의가 지난 1월 독일 베를린에서 북한과 미국이 6자회담 2.13합의의 기본 틀을 만들었던 것과 버금가는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는 문제와 그에 걸맞게 북한도 핵폐기와 관련해 보다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하는 문제가 심도 깊게 논의될 전망이라는 것입니다.
미국의 유수한 민간연구기관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데릭 미첼 선임연구원은 이번 실무회의에서 미국이 특히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와 관련해 신중히 대응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미국으로써는 북한이 핵 불능화 조치에 성의를 보이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Derek Mitchell: 이번 실무회의에서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는 반드시 논의될 것입니다. 또 미국 측은 북한이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될 수 있는 조건들을 북한 측에 제시할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잘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북한의 핵폐기와 관련한 상응조치 없이 미국 측만 북한에게 양보하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미첼 선임 연구원은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와 관련해 미국의 맹방인 일본의 입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Derek Mitchell: 미국은 이 문제와 관련해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미국이 테러지원국 문제를 양보한다면 반드시 북한도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과 관련한 성의를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미일 관계는 더욱 경색될 것입니다.
미첼 연구원은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는 일본인 납치문제와의 연관성 때문에 미국과 북한 양자만의 문제라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앞서 케네스 퀴노네스 전 미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북한의 테러지원국 삭제 문제와 관련 있는 일본과 북한 사이 납치문제를 이미 중재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Kenneth Quinones: 미국 백악관의 부시 대통령은 이미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삭제한다는 기본적인 방침을 정했다고 봅니다. 지금 미국에게 오직 하나 남은 문제는 어떻게 일본과의 동맹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 북한을 명단에서 삭제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는 조건으로 북한이 일본 측에 납치문제와 관련해 뭔가 상응 조치를 취하는 방안에 대해 이미 공식적인 논의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퀴노네스 전 담당관은 구체적으로 북한 측이 요도호를 납치한 적군파 요원을 일본에 넘겨주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은 북한이 적어도 3명의 적군파 요원을 일본에 보내야 부분적으로나마 납치문제에 만족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