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당국, 탈북자 처리에 발 빠른 움직임


2007.05.31

워싱턴-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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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과 말레이시아 한 국경 지역 마을 모습 - AFP PHOTO/Pornchai KITTIWONGSAKUL

지난달 태국 방콕 이민국 수용소에서, 탈북자들이 집단으로 단식 농성을 벌인 이후, 탈북자들을 남한 등으로 보내기 위한 태국 정부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단식농성 이후, 이미 20여명의 탈북자들이 남한에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4월 말 태국 방콕 이민국수용소에 있던 400여명의 탈북자들이 단식농성을 벌였습니다. 수용소의 열악한 환경에 진력이 난 탈북자들이 남한행이 생각만큼 빨리 진행되지 않자 분노가 폭발한 것입니다. 예상치 못했던 단식노동에 태국 정부는 크게 당혹했으며, 탈북자들을 빨리 원하는 국가로 보내기 위해 잰 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탈북자들을 돕고 있는 일본의 비정부기구인 북조선난민구원기금의 가토 히로시 대표는 3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태국 당국은 탈북자들을 일반 수용소와 최종 목적지로 가기 전에 머무는 대기소로 나눠 수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가토 히로시:(The Thai authorities (have set) another place for the N. Korean refugees for a stand-by going to Seoul..)

“태국 당국은 방콕 중앙 이민국 수용소 말고 남한 행을 위해 대기하는 장소를 하나 정해 탈북자들을 분산 수용하고 있습니다. 대기소는 이민국 수용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입니다. 여기서 남한이나 미국 등으로 가기 전까지 잠시 머무는 것입니다.”

가토 대표에 따르면, 태국 당국은 특히 단식농성을 계기로 태국 내 탈북자 문제가 국제적으로 부각되는 것을 우려해, 즉각적으로 탈북자들을 대기소로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가토 히로시:(...so many people were concentrated in one place, so they moved them out because of their hunger strike.)

"태국으로 들어오는 불법 탈북자들은 전부 한 군데에 수용했었습니다. 너무 많은 탈북자들이 한 곳에 몰려있었는데, 단식농성을 계기로 이후 대기소로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태국 당국은 단식농성 때문에 태국 내 탈북자 상황이 일종의 국제문제로 부각되고, 국제사회의 비난을 살 까봐 우려하고 있습니다.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즉각적인 행동을 취한 것입니다“

가토 대표에 따르면, 일단 대기소로 옮겨진 후, 남한 등으로 떠나기 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10여일 정도입니다. 예전에 비해 빨라졌습니다. 실제로 단식농성이 벌어지던 지난 4월 말부터 현재까지 20명 이상의 탈북자가 태국을 떠나 이미 남한에 도착했습니다.

가토 대표는 탈북자들의 대기소로 분산 되고 3국으로 이동하는 데 힘입어, 한 때 400여 명의 탈북자로 발 디딜 틈이 없던 방콕 수용소에는, 현재 300명이 채 안 되는 탈북자가 수용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태국 전역으로 볼 때, 여전히 400명의 탈북자가 수용돼 있으며, 지금 이 시간에도 태국으로 들어오는 탈북자들의 행렬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태국과 라오스, 버어마 국경지대로 둘러싸인 메콩강 주변 땅인 골든트라이앵글을 통해 태국 북부지역으로 밀입국하는 탈북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마약밀매 지역으로 악명 높은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은 탈북자들이 태국으로 들어오는 비교적 쉬운 경로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토 대표는 그러나,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에 대한 경계가 한층 강해졌기 때문에,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있는 장소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가토 히로시: (Not only China but also Thailand, Laos, Burma but also other concerned UN organizations...)

“중국과 태국, 라오스, 버어마 등 주변 국가와 유엔 기구들이 특별히 주의를 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특히 이 지역을 통해 밀입국하는 탈북자 수가 늘어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도 한층 강화됐습니다. 늘 경계가 심한 지역입니다."

가토 대표는 그러나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에 대한 경계가 강화되더라도 탈북자들의 태국 행렬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영국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골든트라이앵글 지역과 접한 태국 북부 치앙사엔을 통해 밀입국한 탈북자 수가 지난 2005년에는 94명에 불과했는데, 이듬해에는 157명으로 늘었습니다. 올해는 반 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160명 가까이로 불어났습니다. 또한 태국 전체로 올해 약 300명 정도의 탈북자가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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