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체류 탈북자 3명 미국 입국


2007.02.09

최근 태국 정부로부터 미국행 출국허가를 받고 대기하던 탈북자 16명 중 3명이 지난 8일 미국으로 비밀리에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2004년 북한인권법이 발효된 이후 탈북자들이 난민지위를 인정받고 미국에 공식적으로 입국하기는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이진희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을 살펴봅니다.

태국에 있던 탈북자 3명이 미국에 입국했다구요?

이들의 미국 입국은 철저하게 비밀리에 이뤄졌습니다. 남한의 연합뉴스가 8일, 외교소식통 등을 인용해 입국 소식을 제일 먼저 전했는데요, 9일 오전 저희 자유아시아방송도 탈북자의 미국행을 돕고 있는 두리하나 선교회의 천기원 목사에게 전화를 해서, 3명의 입국 사실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천 목사는 이들 입국과 관련해서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들은 북한인권법에 따라 정식으로 난민자격을 얻어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들로 보입니다.

8일 입국한 분들의 신상정보는 좀 알려진 게 있습니까?

천기원 목사는 아직, 이들 탈북자들의 신상정보는 일체 밝힐 수 없는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보도를 통해 알려진 대로, 최근 태국정부로부터 미국행 출국허가를 받았던 16명의 탈북자 중의 일부라고 확인을 해 주셨습니다. 앞서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에서는 이미 지난 2일, 태국의 한 고위 외교 관리를 인용해 태국에 있는 탈북자들 중 모두 16명이 태국정부로부터 미국행 출국허가를 받았고, 이들 중 일부가 곧 미국으로 출국할 것이라는 보도를 한 바 있습니다.

이 분들은 미국 어느 도시를 통해 들어왔고, 또 현재 어디에서 체류하고 있나요?

아직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다만, 보도에 따르면 이들 탈북자들의 입국사실을 확인해 줬던 외교 소식통은, 탈북자 분들의 입국 도시는 워싱턴이나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대도시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을 했습니다. 또, 이 분들은 당분간 미국의 지방 소도시로 내려가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해에 처음으로 탈북자의 미국 입국이 이뤄졌는데, 현재까지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들이 몇 명인가요?

모두 9명입니다. 지난해 5월 탈북자 6명이 처음으로 미국에 입국을 했습니다. 이번에 3명을 합치면 모두 9명이 되는 겁니다.

지난해 5월에 탈북자 1진이 들어온 후, 곧 다량의 탈북자가 미국에 들어올 것이라는 소식도 있었는데요?

사실 탈북자들의 미국행이 많이 지체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에 천기원 목사와 회견을 했을 당시, 천 목사가, 30여명의 탈북자들로 구성된 2진이 조만간 미국에 입국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거의 반 년이 지나서 겨우 3명이 미국에 입국한 것입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의 취재 결과, 처음에 미국행을 원하던 탈북자들이 기다림에 지쳐 미국행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미국에 가려면, 남한행의 두 배, 심지어 9개월 이상 긴 시간을 대기해야 하기 때문에, 대기 시간이 비교적 짧은 남한 행으로 돌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최근 미국에 밀입국해 고생하고 있는 탈북자의 소식 등을 들은 영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태국에 제 3국으로 가기위해 대기하는 탈북자들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네, 천기원 목사는 최근 동남아시아를 방문한 뒤 남한 언론과의 회견에서 태국은 지금도 탈북자들이 제일 많이 들어가는 곳이라고 말했습니다. 천 목사는 태국에는 지금도 450명에서 500여명의 탈북자들이 남한 등으로 가기위해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현재 태국 이민국 수용소에는 2백 명에 가까운 탈북자들이 수용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태국 이민국 수용인원 천 명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지난해 미국에 들어온 6명의 탈북자 분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계시나요?

이들은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난민정착지원프로그램을 모두 마치고 지난해 8월부터 각자 일을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7월 자유아시아방송 기자가 만나본 이들 탈북자들은 미국에 갓 왔을 때보다 훨씬 표정도 밝아지고 건강해 보였습니다. 영어도 배우면서 열심히 미국사회에 적응하겠다는 각오도 대단했습니다. 그런데 남한의 KBS 방송이 최근 이들 탈북자 6명을 취재했는데요, 한인 사회에서 조차 냉대와 차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는 10일 방송될 남한 KBS 방송의 예고편을 보면 요셉이란 이름의 한 탈북자는 뉴욕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의 주차장에서 일을 하고 있고, 데보라 씨는 미용전문 자격증 까지 갖춰 뉴욕의 중심가 맨하튼에 일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요셉 씨나 데보라 씨는 그래도 운이 있는 편입니다. 다른 탈북자들은 탈북자라는 이유로 일자리를 4-5번 씩 잃는 것이 다반사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이들은 불가피하게 조선족이나 중국인으로 위장 취업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북한에서 교원생활을 했던 한나 씨는 탈북자라는 이유로 직장을 잃고 최근 다시 뉴욕의 탈북자 시설인 ‘벧엘의 집’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워싱턴-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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