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청자 가득 실은 보물선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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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최영윤 choiy@rfa.org

남한에서는 8백50여년 전 고려청자를 다량으로 싣고 개경, 지금의 북한 개성으로 향하다 침몰된 배가 바닷속에서 발견돼 남한 문화재 관계자들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자: 지금 어디계세요?) 수중발굴팀 문환석 과장: 저 지금, 현장에 있습니다. 태안에요.

고려청자를 실은 배를 처음 발굴한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의 수중발굴팀의 문환석 과장은 24일 발굴 현장에서 전화를 받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문환석 수중발굴팀 과장: 이틀만에 조사하는 과정에서 선체와 유물이 적재된 것을 발견했다. 이런 타임캡슐과 같은 것이 매몰돼 있는 것은 흔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저희들도 가슴이 두근두근 흥분을 했었고

고려청자를 실은 배가 발견된 곳은 충남 태안군 근흥면 정죽리 대섬 앞바다 일대입니다. 처음에 주꾸미를 낚는 어부가 작업중에 고려청자를 낚아 올린 것을 계기로 지난 4일부터 수중조사를 한 결과 밝혀낸 쾌거입니다.

문환석 과장: 저희 홍준 청장이 보시고 흥분했다. 이것은 너무나 중요한 자료다. 도자사적으로 볼때도 상감청자와 태화청자 사이 10-20년 시기를 밝혀줄 중요한 유적이다라고 말했다.

발견 당시부터 현재까지 인양해낸 고려청자가 5백여점 이상이지만 배 안에는 8천여점 가까이의 고려청자가 고스란이 적재돼 있는 것으로 국립해양유물전시관 성낙준 관장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성낙준 관장: 이번에 인양된 청자들의 경우엔 그릇이 여러 가지 모양이고 유약을 볼 때 강진에서 구웠을 거라고 추정하고 있다.

성낙준 관장은 8백50여년 전 강진에서 구워진 고려청자가 고려시대 당시 수도였던 개경, 지금의 북한 개성으로 옮겨지던 중에 배가 침몰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성낙준 관장: 고려왕실과 고려 귀족들이 개경에 살고 있지 않았습니까? 귀족들이 쓰던 생활용기들이다. “강진에서 만들어서 개경으로 올라가다가 태안반도에서 침몰된 것이다.

이번에 바닷속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선박은 추정길이만도 20미터에 이르는, 지금까지 확인된 고려시대 선박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큰 배에 실린 고려청자는 강진에서 만들어진 것 같다고 강진에 있는 청자박물관 윤순학 관장은 말했습니다.

윤순학 청자박물관 관장: 유색이 거의 강진에서 발굴된 파편도와 흡사하는 느낌 받았다.

당시 강진에는 나라에서 운영하는 도자기 제작소가 있었고 도예공들이 뛰어나 디자인이 다양한 고려청자가 만들어졌다고 윤 관장은 설명했습니다.

윤순학 청자박물관 관장:질좋은 고령토와 풍부한 땔감, 개성으로, 개경으로 운반할 수 있는 해운로가 있기 때문에 이쪽에서 발달이 된 것이다. 이쪽에서 관요를 했었기 때문에 모든 질좋은 청자 자기들이 개경으로 왕실로 납품이 됐었다.

강진의 고려청자와 고려시대 수도였던 개경, 지금으로 개성으로 갔다면 북한에도 상당한 고려청자 유물들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기자: 북한에서도 고려청자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나?) 윤순학 청자박물관 관장: 그렇다. 북한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 입수를 못해서 그렇지. 북한에서도 재현품도 생산해내고 있고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몇 년전만 해도 북한에서 흘러들어온 유물들이 인사동에 유입됐다는 설이 돌기도 했었다.

고려청자의 본고장 강진에서는 오는 9월 올해로 12번째 도자기 축제가 열립니다.

윤순학 관장은 그동안 도자기 축제에 북한에 남아있는 고려청자를 남한으로 들여와 전시하는 계획을 추진해왔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순학 청자박물관 관장: 북한과 청자 유물에 대한 비교 전시를 일단 하는 게 순서일 것 같고 공동 연구하는 시스템이 갖춰졌으면 좋겠다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