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의 북한방문을 마친 국제원자력기구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북한이 핵 시설을 폐쇄하고 핵 사찰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며 낙관론을 밝혔습니다. 이번 북한 방문은 국제원자력기구가 북한에서 강제로 추방당한지 약 4년 만의 일입니다. 김나리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살펴봅니다.
우선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이 지난 13일과 14일 북한을 방문한 뒤 기자회견을 가졌는데, 그 내용부터 알아보죠?
평양을 방문한 직후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이 지난 2월 13일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에서 타결된 핵 합의를 전면 이행할 의지를 보여줬다고 설명했습니다.
ElBaradei: (They are ready to work with agency to make sure we monitor and verify the shutdown of Yongbyun facility.)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영변 핵시설의 폐쇄를 감시하고 확인할 계획입니다. 이번 방문은 국제원자력기구와 북한이 끊어졌던 관계를 정상화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이번 방문에서 김형준 외무성 부상을 포함해 3명의 북한 고위관리들을 만나 국제원자력기구와 북한의 관계, 국제원자력기구의 핵 감시와 검증 활동 등에 대해 많은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비록 북한측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만나진 못했지만 이번 북한 방문이 “대단히 유익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엘바라데이 총장의 낙관적인 평가와 달리 미국내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은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죠?
네. 미국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시(Larry Niksch) 연구원은 14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국제원자력기구의 북한내 사찰활동은 영변의 핵 시설로 국한되고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Niksch: (The real issue it seems to me and again the IAEA is not mentioned in the agreement with regard to 2nd or next phase. The real issue is whether North Korea would agree to a return a reinstitution of the 1992 North Korea and IAEA Safeguards agreement. Now that agreement is standard agreement that IAEA concludes with all participating countries under the NPT. That gives the IAEA right of full inspection.)
"제가 보기에 현재의 문제는 지난 2월13일 6자회담 합의문에는 초기 핵폐기 이행에 걸리는 60일 이후의 2단계 또는 그 다음 단계에서 국제원자력기구가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진짜 문제는 북한이 지난 92년 국제원자력기구와 체결했던 핵안정협정을 다시 되살릴 수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핵안정협정은 국제원자력기구가 회원국들과 핵무기비확산조약 하에서 맺는 기본 협정인데, 이 협정을 통해 국제원자력기구는 포괄적인 핵 사찰 권한을 갖게 됩니다."
닉시 연구원은 이어 지난 2005년 9월 합의한 공동성명에도 분명히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와 핵안정조치협정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있는데, 현재 이에 대한 언급은 어디에도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선 국제원자력기구가 제 힘을 발휘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과 국제원자력기구의 관계가 사실상 완전히 끊어진 때는 언제입니까?
사태의 발단은 지난 2002년 10월 평양을 방문한 미국측 대표단이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계획을 문제삼고, 곧이어 북한에 대한 중유공급을 중단하면서 비롯됐습니다. 북한은 그해 12월 핵 동결을 해제하고 영변의 핵시설을 재가동한다고 선언하는 한편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단을 강제로 추방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핵시설의 봉인을 해제하고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이 설치해둔 감시 카메라를 제거했습니다.
북한에서 강제 추방되기 전까지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은 북한 내에서 어떤 활동을 수행했습니까?
사찰단은 북한에서 1994년 북한과 미국의 제네바 합의에 따라 동결된 영변의 5mW급 원자로 등 5개 동결 대상 시설이 실제로 활동을 완전히 멈추었는지에 대한 동결 상태를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사찰단이 강제 추방된 이후 국제원자력기구와 북한의 관계가 갈수록 나빠졌죠?
그렇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북한에서 철수 후 곧바로 2003년 1월에 북한당국에 안전조치의 이행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이에 맞서 북한은 1월 10일 정부 성명을 내고 핵무기비확산조약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의 특별이사회는 2월 북한의 핵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했고, 북한의 외무성은 인정할 수 없다며 크게 반발을 했습니다. 그러다 최근 베이징 6자회담 합의를 통해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이 북한에 다시 복귀할 수 있게 됐고 이번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의 방문을 통해 양측 관계가 복원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입니다.
워싱턴-김나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