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태풍 나비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면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6일 현재 강풍과 집중호우로 곳곳에서 남한의 남부 지방에서 집이 물에 잠기고 전기도 끊겼습니다. 특히 남해안과 동해안에서 태풍 피해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태풍 피해 소식부터 전해 주시죠.
태풍 나비가 일본 규슈를 지나 일본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한반도 남해안과 동해안에서도 태풍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6일 현재 남한 전라남도와 경상남북도 일부 지역에서는 집이 물에 잠겨 마을 주민들이 대피했습니다.
도로와 철로 곳곳이 물에 잠기고 일부는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기까지 했습니다. 여수와 울산 지역에서는 전기가 끊겨서 3만 세대가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인명피해도 속출하고 있는데요, 경상도 울산과 경주에서는 주민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고 자동차에 타고 있던 가족이 갑작스런 도로 유실로 실종됐습니다. 또 여기저기서 옹벽과 담장이 무너져서 길 가던 사람이 다치거나 자동차가 부서지기도 했습니다.
비는 얼마나 내렸습니까?
경상도 동해안 지역에 특히 비가 많이 내렸는데요, 울산지역은 6일 하루 동안만 570밀리미터의 비가 내렸습니다. 이 지역 하루 평균 강우량으로는 14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또 집중 호우로 포항과 경주를 가로지르는 형산강이 계속 불어나고 있어서 이 일대에 홍수경보가 내려졌습니다. 이 지역은 8일에나 태풍 나비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남한 기상청은 태풍이 끝날 때까지 경상도 지역에 50에서 200밀리미터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태풍 나비의 위력은 어느 정도입니까?
태풍 나비는 일본 오키타와를 지나기 전까지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이 초속 40미터가 넘었습니다. 일본 열도를 지나면서 차츰 세력이 약화되고 있기는 합니다만, 아직도 태풍 중심의 최대 풍속이 초속 30미터가 넘고 있습니다.
미국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최대 풍속이 초속 70미터에 달했으니까, 그보다는 위력이 상당히 약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지난 2003년 한반도에 엄청난 피해를 낸 태풍 매미와 비교해 볼 때 결코 만만한 태풍은 아닙니다.
당시 태풍 매미는 1904년 한반도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기록됐는데요, 중심 최대 풍속이 초속 40미터에 달했습니다. 태풍 나비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태풍 나비는 한반도를 비켜서 지나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게 나타났습니다.
태풍 매미가 입힌 피해는 어느 정도였습니까?
태풍 매미는 경상남도 지역을 직접 상륙해서 이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들었습니다. 당시 남한에서 집계한 피해액은 모두 4조 2천억원, 미화로 약 40억 달러에 이릅니다.
피해액 기준으로 볼 때는 2002년 태풍 루사가 5조 2천억원, 미화로 약 50억 달러로 가장 컸습니다. 당시 강원도 강릉은 하루 동안 870밀리미터의 비가 내려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나비나 매미 모두 태풍의 이름치고는 좀 독특하게 들리는데요, 어떻게 지어진 이름입니까?
태풍의 이름은 세계 기상기구 산하의 태풍위원회에서 결정하는데요, 나비는 지난 2000년 남한이 제안해서 채택된 이름입니다. 그전까지는 태풍의 이름에는 서양식 이름이 주로 사용됐지만, 2000년에는 태풍의 피해를 입는 14개 나라에서 각각 10개씩 제출한 태풍의 이름이 쓰이고 있습니다.
당시 남한이 제출한 태풍의 이름에는 수달, 개미, 나리, 장미, 노루, 제비, 너구리 등이 있습니다. 태풍 매미의 이름은 북한이 제안해서 채택된 겁니다.
이 밖에도 북한이 제안해서 채택된 이름에는 수달, 민들레, 기러기, 도라지, 갈매기, 소나무 등이 있습니다. 남북한 모두 유순한 느낌을 주는 동식물 이름을 썼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름이라도 유순한 느낌을 줘서 태풍의 피해를 막아보자는 바람이 깃들여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연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