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발생한 대형사고의 보험금 지불 문제를 놓고 북한과 영국의 재보험회사들이 본격적인 법정 분쟁에 들어갑니다. 양측은 다음 달 영국 법원에서 첫 심리절차를 밟을 예정입니다. 여기서 정식 재판의 필요성이 인정되면 보험금 지급 문제를 놓고 영국 재보험사와 북한측간의 지리한 법정 다툼이 벌어질 전망입니다.
재보험회사들을 대리하고 있는 영국 클라이드 (Clyde) 법무법인의 마이클 페이튼 (Michael Payton) 변호사는 25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다음달 18일 영국에서 북한의 재보험 소송에 관한 법원심리가 열린다고 밝혔습니다.
Payton: (The reinsurers that is to say the London, German, Egyptian, Indian, and other nationality reinsurers have filed defense to the proceedings in London to enforce the judgement started by KNIC.)
“북한의 조선국영보험공사가 재보험회사들을 상대로 지난1월 영국 런던 법원에 제소했고, 여기에 대응해서 영국과 독일, 이집트, 인도 그리고 그 밖의 다른 국적의 재보험사들이 공동으로 항변서를 제출했습니다. 다음 절차로 5월18일 법원심리가 열립니다. 북한측은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북한법원의 판결을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저희는 북한법원의 판결이 부당하다는 반론을 펼칠 생각입니다.”
법원의 심리 절차는 하루면 끝나지만, 법원이 이 사건을 정식 재판에 넘길지 여부를 금방 결정할지는 불확실하다는 게 페이튼 변호사의 설명입니다. 페이튼 변호사는 판사가 일단 결정을 유보할 가능성 쪽에 무게를 뒀습니다. 사안이 민감한데다 검토할 사항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법원이 재보험사측의 항변을 받아들일 경우, 정식 재판은 내년에나 열릴 전망입니다. 북한 조선국영보험공사를 대리하고 있는 영국 법률회사 엘본 미첼 (Elborne Mitchell)의 팀 애커로이드 (Tim Akeroyd) 변호사는 정식 재판이 열릴 경우 최종 판결이 나기까지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현재 쟁점은 북한이 보험금을 타먹기 위해 재보험회사에 거짓 증거를 내놓았는지 여부입니다. 재보험사들을 대리하고 있는 페이튼 변호사의 말입니다.
Payton: (We questioned the validity of the claim and we questioned the validity of the judgement obtained in N. Korea.)
“우리는 북한의 보험금 청구가 정당한 것인지, 그리고 북한법원의 판결이 정당한지를 문제 삼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북한의 조선국영보험공사가 지난 2005년 4월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정부 창고 안에 있던 구호물자들이 불에 타버렸다며, 재보험회사들에게 4천4백만 유로, 미화로 약 5천 7백만 달러의 보험금을 청구한데서 비롯됐습니다. 재보험사들은 북한이 내놓은 사고 증거들을 믿을 수 없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재보험회사들은 북한측이 사고가 발생한 지 불과 열흘도 안 돼 수십만 개에 이르는 피해 물품의 목록을 빠짐없이 제출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사고 발생후 혼란한 상황에서 이렇게 빨리 피해내역을 자세히 보고하는 건 매우 드문 일이라는 게 재보험회사측의 판단입니다. 반면 조선국영보험공사는 재보험회사들이 지난 9년 동안 꼬박꼬박 보험료를 받아 챙겨놓고 이제 와서 보험금을 내주기 싫으니까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이 문제는 북한 법원으로 넘어갔습니다. 북한 법원은 재보험회사들이 조선국영보험공사측이 요구하는 대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작년말 판결했습니다. 그래도 재보험회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계속 거부하자 북한측은 재보험회사들을 지난 1월 영국 법원에 제소했습니다.
워싱턴-김연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