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우크라이나 방식 적용 부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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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남한은 북한이 보유한 핵물질을 해외로 이전해 폐기하는 이른바 ‘우크라이나 방식’을 북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미국 몬트레이대 비확산 연구센타(Center for Nonproliferation Studies)의 레너드 스펙터 (Leonard S. Spector) 부소장은 북한의 경우 우크라이나와는 달리 핵물질과 핵무기 보유량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만큼, 오히려 핵 개발계획 자진 신고와 이에 대한 철저한 확인이 뒤따르는 리비아 방식이 적용돼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남한 중앙일보가 21일 남한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과 남한은 북한측에 안전보장과 경제지원을 조건으로 핵물질과 핵무기를 해외로 넘겨 폐기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이같은 제안은 지난 19일 중국에서 시작된 6자회담과 역시 중국에서 지난주 열린 한반도 비핵화 실무단 회의에서 나왔습니다. 미국과 남한의 제안은 옛 소련이 붕괴된 후 우크라이나가 안전보장과 경제지원을 받는 대신 1900기에 달하는 핵무기를 포기했던 이른바 '우크라이나 방식'을 모범으로 삼은 것입니다.

이에 대해 미국의 핵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방식을 북한에 직접 적용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몬트레이대 부설 비확산 연구센타(Center for Nonproliferation Studies)의 레너드 스펙터 (Leonard S. Spector) 부소장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옛 소련이 붕괴된 후 우크라이나 땅에 핵무기가 남아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소유는 러시아가 했기 때문에 핵무기를 해외로 넘기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Spector: (They were guarded by Russian soldiers and maintained by Russian technicians.)

“당시 우크라이나에 있던 핵무기는 러시아 군인들이 지키는 가운데 러시아 기술자들이 관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핵무기가 우크라이나 땅에 있었지만 사실상 러시아가 주인이었던 것이죠. 만약 우크라이나가 이를 인정하지 않고 핵무기를 장악하려 했다면 러시아가 무력침공을 단행했었을 겁니다. 그리고 러시아는 정책적으로 옛 소련 땅에 남아있는 핵무기를 거둬들이려 했고, 우크라이나에 들어선 새 정부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기를 간절히 원했기 때문에 핵 문제가 잘 풀릴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크라이나 경우는 북한과 전혀 사정이 달랐습니다.”

스펙터 부소장은 북한 핵문제를 푸는 데 우크라이나 방식 보다 오히려 리비아 방식이 더 적절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핵무기 보유 현황을 러시아가 손바닥 보듯 훤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핵무기가 남김없이 모두 넘겨져 폐기됐다고 확신할 수 있었지만, 북한의 경우는 핵물질과 핵무기 보유량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만큼, 핵 개발계획 자진 신고와 이에 대한 철저한 확인이 뒤따르는 리비아 방식이 적용돼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90년대초 옛 소련이 해체되면서 독립을 선언한 뒤, 러시아에 다시 흡수될 것을 우려해 옛 소련체제 아래서 보유하고 있던 1천900기의 핵무기를 러시아에 반납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의 위협으로부터 국가안보를 지키고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핵무기 보유가 가장 확실한 대안이라고 판단했던 겁니다.

이에 대해 핵확산을 우려한 미국이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과 공동으로 우크라이나의 체제안전을 보장하고, 러시아와 더불어 경제지원을 약속해주자, 우크라이나는 스스로 핵무기 보유를 포기하고 모두 러시아에 반환했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은 옛 소련의 대량살상무기 폐기를 목적으로 시행된 런-루거 계획에 따라 러시아로 반환된 핵무기의 해체에 드는 비용을 부담했습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