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정무국, 유엔개발계획 과실 뒤덮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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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진희

대북사업 자금 전용 의혹을 받고 있는 유엔개발계획에 대한 감사 결과가 이르면 다음주중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정무국에서 유엔개발계획의 과실을 뒤덮으려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 1월 19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시한, 유엔개발계획의 대북사업과 관련한 긴급감사 결과가 빠르면 내주 초 쯤 나올 전망입니다. 미쉘 몽타스 유엔 대변인이 지난 31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Montas: (Well actually, it is not yet out and it should be out very soon.., The Secretariat will get a copy, we hope in the next 3 to 4 days. Then we will definitely take the issue to you.)

"곧 공개가 될 것입니다. 3-4일 정도 후면 결과 사본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본이 확보되면 공개하겠습니다.“

그런데 보고서 발표를 코앞에 두고 유엔 사무총장의 직접 관할을 받는 유엔정무국이 유엔개발계획의 과실을 덮어두려는 내용의 비망록을 작성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유엔개발계획의 대북사업의 문제점을 추적해오고 있는 미국의 이너시티 프레스(Inner City Press)는 31일자 기사에서 비망록을 일부 공개했습니다.

“한반도: 유엔 정책과 전략”이라는 제목의 비망록은, 유엔개발계획의 대북경제관리사업 중단 내용과 유엔개발계획에 대한 회계감사에 앞선 사전논의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대북사업 잠정 중단 결정과 관련해 유엔정무국은, 유엔개발계획의 대북사업자체가 자칫 완전 종결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사업 중단 결정을 번복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업 중단결정으로, 한반도 지역에 대한 유엔의 특권을 잃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비망록은 또, 유엔개발계획 대북사업에 대한 여러 가지 의혹을 제기한 미국보다, 유엔개발계획의 대북사업을 감시하고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 일본이 더욱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요구 때문에 유엔개발계획 집행이사회가 대북사업 중단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일본의 요구는 비생산적이고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비망록은 이어 유엔의 대북활동의 효과를 추켜세우고 홍보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너 시티 프레스는 유엔정무국은 유엔개발계획의 과실을 뒤덮으려 하고 있다며, 따라서 이번 회계 감사도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언론인 출신으로 미국의 민간단체 민주주의 옹호재단 소속의 클로디아 로제트(Claudia Rosett) 씨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감사원들이 현장도 한 번 방문하지 않고 어떻게 제대로 된 회계감사를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습니다.

(Auditors never even went to N. Korea. All the signs are that this is going to be pretty toothless...)

“감사원들이 북한에도 가지 않았습니다. 현재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이번 회계감사는 거의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엔 전반을 다 감사하겠다고 했지만, 아주 제한된 부분에 대해서만 감사를 하고 있고, 시한도 넘겼습니다. 사업 현장조차 방문하지 않는 것이 진지하게 감사하는 겁니까?”

한편, 유엔개발계획은 지난 1월 대북 사업 자금 전용 의혹 등으로 대북사업 전반에 대한 외부 감사를 받아왔습니다. 자금전용 의혹이 나자 유엔개발계획은 북측에 직원 채용과 현금 지급 조건 등을 수정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북측이 협조를 하지 않아, 지난 3월 초 대북 사업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평양사무소에 근무하던 유엔개발계획 국제 직원들은 전원 철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