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여러분 안녕하세요. RFA 주간 뉴스산책 시간입니다. 오늘 여러분과 산책하면서 살펴 볼 뉴스의 줄거립니다.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기권, 강한 비난
오늘 뉴스 산책은 이광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이광출 기자, 유엔 대북인권결의안 표결에 대해 남한 정부가 기권표를 던지지 않았습니까? 시비가 남한 내에서도 크게 일고 있는 것 같아요.
먼저 그 시비를 지적하기 전에요. 어제 그러니까 한국 시간으로 23일 서울에 있는 주한미국 대사관이 지난 6일 크리스챤 화이튼 대북 인권 부특사가 유럽에서 한 연설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냈는데요. 국제사회가 유엔 인권결의에 동참해 달라는 것이 주요 연설 내용이었습니다. 주한미국 대사관이 주요 미국 관리들의 연설문이라든가 회의 내용은 회의가 있은 후 3-4일 뒤, 혹은 좀 늦으면 일주일 뒤에 보도 자료를 통해 배포하는 것에 비하면 이것은 상당히 시간이 지난 뒤에 보도 자료가 나간 것인데요.
이것은 남한 정부가 유엔 대북인권결의안에 기권한 것과 미국 정부의 입장과 선을 긋기 위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입니다. 말하자면 현재 남한 정부가 대북인권결의안에 대한 기권 입장을 밝힌 뒤 벌어지고 있는 남한 내의 시비를 보는 미국 정부의 태도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설명인데요. 남한 정치권 범여권에서는 정부의 기권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 반해 여론조사에 1,2위를 달리고 있는 대선후보 한나라당의 이명박, 또 무소속 이회창 씨는 이번 남한 정부의 기권은 북한 인권을 외면하는 파렴치한 행위라는 극단적인 용어까지 서슴지 않고 사용하며 비난하고 있습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더한 실망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을 위해 위험을 무릎 쓰고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 워치의 말을 들어보죠. 휴먼라이츠 워치 톰 말리노프스키 워싱턴 사무소장의 말입니다.
톰 말리노프스키: 너무나 실망스럽습니다. 남한이 결의안 표결에 기권한 것은 북한을 자극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염려에서겠죠. 하지만 지난해 남한정부가 찬성표를 던진 이후에도 북한의 인권상황은 전혀 나아진 게 없어요.
물론 결의안이라는 것이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이러한 국제사회 인식의 공유가 더 북한 측에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유엔이라는 다자 외교무대에서 남한 정부가 작년에는 찬성했다가 올해에는 다시 기권하는 일관성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 현장 외교관들에게는 큰 어려움이라는 얘기도 전해지는데요.
남한은 현재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 사무총장이죠,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인데 이런 나라에서 북한 인권 결의안에 찬성했다 기권했다 오락가락 한다는 사실에 자괴감이 든다는 한국 외교관들의 반응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크메르루즈 폭력정권, 정치범 수용소장 재판 회부
국제사회가 인권에 대한 관심을 높이 가지게 하는 국제적인 사건이 또 하나 있죠. 캄보디아에서는 크메루 루즈 정권 당시 정치범 수용소 소장이었던 두치, 캄보디아 발음으로는 도이히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는데요. 이 사람의 재판이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인권에 관한 범죄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반드시 응징되고 그 주범은 처벌된다는 이런 당연한 교훈을 국제사회가 실천하고 있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먼저 재판을 받고 있는 도이히 라는 사람의 범죄 내용은 무엇인가요?
유엔이 진행하고 있는 재판의 제목은 ‘인류에 대한 범죄’인데요. 캄보디아 한 나라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재판이 아니고 인류에 대한 범죄로 취급한다, 이것은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이히는 크메루 루즈 정권 시절 악명 높았던 ‘투올 슬랭’이라는 정치범 수용소의 소장으로 재직했는데요. 1975년부터 79년까지 이 감옥에서 어린이들을 포함해 모두 만6천명이 고문을 당한 뒤 처형됐습니다. 잔인하기 이를데 없는 것입니다.
이 감옥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14명 밖에 안됩니다. 크메루 루즈 정권 당시 모두 백7십만 명의 주민들이 학살당했는데요, 당시 캄보디아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입니다. 킬링필드라는 영화도 있지 않습니까? 비닐보자기를 씌워 총알도 아깝다면서 그냥 죽인 것입니다. 시간이 지난 뒤에도 이와 같은 잔인한 인권탄압과 말살 행위를 한 사람은 반드시 응징한다는 취지에서 유엔이 재판을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도이히’라는 사람이 선생님 출신이네요?
네, 이 사람은 1970년 크메루 루즈 공산정권 관리가 되기 전 교사 생활을 하면서 공산주의를 접하게 됐는데요. 대부분 공산주의자들의 시작이 환상으로 시작해서 말로는 비참하게 끝나는데 이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산주의가 갖게 되는 통치이념이 소위 교조주의, 집단주의 전체주의기 마련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도이히’는 어마어마한 권력을 가지게 되고 정치범 수용소 소장이 된 후 상부의 인정을 받으려고 선량한 국민들에 대한 고문과 학살을 자행한 것입니다. 도이히는 상부의 지시를 받아 한 일로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나중에 변명을 하기도 했는데요. 크메루 루즈 정권은 특히 지식인과 기술자들을 기회주의자라는 명목으로 마구 학살했고 도이히가 그 일에 앞장 선 것입니다.
재판 과정을 어떻게 이뤄집니까?
네, 도이히 등 킬링필드 주동자 여러 명에 대한 정식 재판이 내년 여름에 잡혀 있구요. 이번에는 사전 심리에 해당하는 재판을 한 것입니다. 캄보디아 킬링필드 학살자들에 대한 심판은 30년 정도 늦게 열리긴 했지만 인권 말살을 한 주동자들은 역사가 바뀌고 세월이 흘러도 국제사회가 반드시 심판을 한다는 큰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 민족경제연합회, 대북 경제협력 창구에 대한 일제 조사
비일비재하다. 민경련이라는 것이 남북경협에서 남측 사업자가 대북투자를 하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창구다. 제도적으로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인데 민경련의 횡포가 엄청나게 크고 발목을 잡는 제도다. 대북투자를 타진하는 사람을 접하는데 솔직히 (투자를) 말리고 있는 형편이다.
지금 들으신 말은 북한이 남한과의 경제협력을 할 때 접촉 창구인 민족경제연합회의 횡포가 심하다는 한 해외 소식통의 말이었는데요.
민족경제연합회, 즉 민경련에 이어 민화협, 그리니까 민족화해협의회도 북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구요? 계속 조사가 확대되고 있는 것 같아요.
네, 현재로서는 조사가 확대되는지 정확한 확인은 불가능합니다. 다만 북한 측과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렇다는 것인데요. 민족화해협의회는 남한 측 민간단체로부터 지원을 받는다는지 하는 협력 창구구요. 민경련, 그러니까 민족경제연합회는 남한 측 기업의 투자나 교역 등 남북경제협력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단체로 민화협보다는 한 단계 더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민경련 뿐 아니라 민화협 까지 비리와 관련한 조사에 나섰다는 것입니다. 지난달 2일 남북정상회담 전에 북한에 소환됐던 민화협 중국 내 지부 책임자 2명도 여전히 중국 지부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에 남한에서 지원되는 물품들이 제대로 지원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많았는데요. 수해지원품들이 장마당에서 거래가 된다는 소리도 있었구요. 이런 것에 대해 북한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는 것입니다.
민경련과 민화협이 왜 북한 당국의 조사를 받는다는 것입니까?
부정, 부패 그러니까 비리가 많았기 때문인데요. 주로 북한의 농수산물 거래와 관련된 비리가 많았다는 제보인데요. 그 이유는 북한의 농수산물이 남한에 들어갈 때는 남한 정부가 이들 북한산 농수산물에 대해서는 관세를 매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원래 남한 정부는 농산물에 높은 관세를 매기고 있기 때문에 업자들은 중국산 농수산물을 일단 북한에 반입시켜 북한산으로 둔갑시켜 관세 없이 남한으로 수출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농수산물이 중국산이 아니라 북한산이라고 원산지 증명을 해주는 곳이 민경련인데요. 해외동포 사업가들은 민경련이 이 원산지를 증명서를 발급할 때 막대한 뇌물을 챙기고 있다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중국산을 북한산으로 위조된 증명서를 발급하면서 말이죠.
그 밖에도 북한에 공장을 세우려는 사람들도 반드시 접촉해야 하는 민경련 측에서 공공연하게 뒷돈을 요구하고 충분히 돈을 내놓지 않으며 해외동포 업자가 원하는 북한의 업체를 만나게 해주지 않고 틀어버린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비리나 관행이 북한 당국이 묵인 하에 관행처럼 된 것 아닌가요? 뒷돈이 북한당국에도 들어가는 것이죠?
네, 그런 의심 때문에 북한 당국이 조사를 한다 해도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사실 금강산 관광을 다녀온 이곳 미국 한인교포의 말을 들어봐도 북한 관광 안내원이 노골적으로 관광객들에게 금품을 요구한다는 지적이 있기도 했습니다. 여하간 이번 조사를 통해 성과가 있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많긴 하지만 북한 당국이 이번 기회를 통해 대북경협창구를 정비하고 깨끗이 해야 한다는 것이 남한 기업가들과 해외 동포들의 바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