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평화체제 당사국은 남북미중’

서울-박성우 parks@rfa.org

미국과 중국의 서울 주재 대사들은 한반도 평화체제의 당사자가 남북미중 4개국임을 확인했습니다. 2007 남북정상회담에서 ‘3자 혹은 4자’라는 표현으로 유발된 논란은 잦아들 조짐이지만 아직도 현안은 많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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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 RFA PHOTO/박성우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26일 서울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한국이 주한미군의 기지를 남쪽으로 이전하고 전시작전통제권을 전환하기로 합의한 것은 한미동맹을 평화체제가 수립되는 새로운 환경에 맞게 바꾸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송민순: 한미동맹이 한반도에서 평화체제가 수립되는 그러한 새로운 안보환경에 맞게끔 미래 지향적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들판에서의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고 봅니다.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실질적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는 송민순 장관은 누가 평화체제를 논의할 당사자인도 분명히 했습니다.

송민순: 앞으로 수립될 한반도 평화체제는 이를 실제로 지켜나갈 남북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미국과 중국은 53년 정전협정 체결에 관여한 지위를 반영하는 차원에서 적절한 역할을 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봅니다.

북한을 제외한 미국과 중국의 대사가 모두 참여한 이번 토론회에서 송 장관은 남북미중, 네 당사자를 평화체제의 주체로 명확히 적시함으로써, 2007 남북정상회담에서 ‘3자 또는 4자 정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주체를 놓고 발생한 논란을 해소했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미국의 버시바우 대사나 중국의 닝푸쿠이 대사도 평화체제의 당사자는 남북미중 4개국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3자 또는 4자’라는 표현에서 3자는 중국이 빠지는 형태라는 추정에 대해, 닝푸쿠이 대사는 그 같은 일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하기도 했습니다. 닝푸쿠이 대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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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푸쿠이: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볼 때 중국과 미국도 역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직접 관련된 당사자입니다.

평화체제의 당사자 문제 말고도 언제 평화체제 협상을 시작할 것인가라는 시점의 문제도 제기됐습니다. 송민순 장관은 북한이 핵 불능화를 완전히 끝낸 시점은 아니더라도 불능화의 ‘가시적 진전’이 보이는 시점이면 된다고 해석합니다.

미국의 버시바우 대사는 하지만 이보다 더 나아가 구체적인 조건들을 제시합니다. 버시바우 대사입니다.

버시바우: 북한이 현존하는 핵시설을 불능화하고, 모든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포괄적으로 신고하며, 비핵화로 향하는 길에 북한이 서 있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 줄 때, 그때가서 평화체제 논의를 시작하는 방안을 우리는 선호합니다.

평화협상의 개시 선언을 관련 4개국의 누가 할 것인지를 놓고도 당사국간 이견은 있습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종전선언’이나 ‘종전을 위한 선언’과 같은 ‘고위급의 공약’이 사전에 있을 수 있다고 밝혀 4자 정상이 평화협상 개시선언의 주체라는 의견을 내비췄습니다. 종전선언이 지금 시점에서 불가능하다면 종전을 위한 평화협상의 개시선언이라도 4자 정상이 모여 해 보자는 절충안을 청와대가 내 놨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입니다.

하지만 버시바우 대사의 입장은 다릅니다. 정상들이 만나는 단계는 비핵화와 관계정상화, 그리고 평화체제 문제가 마무리 되는 시점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게 미국의 시각이라고 버시바우 대사는 말합니다.

버시바우: 저는 평화협정을 위한 협상 개시가 외무장관 회담이나, 아니면 6자회담 수석대표간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논의가 필요한 문제입니다.

평화협정 문제를 놓고 지금까지 분명한 답이 나온 것은 주체가 남북미중 4자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평화체제 논의의 시작 시점은 물론이고, 누가 협상 개시를 선언할 지 등을 놓고 핵심 당사국간 협의할 문제는 많습니다.

송민순 장관이 다음 달 초 미국을 방문해 라이스 국무장관을 만나고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다음달 15일 경 연이어 미국을 찾는 것은 평화체제와 관련된 산적한 현안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한 행보라는 게 서울 외교가의 해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