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제사회 신뢰 구축에 더 힘써야

워싱턴-이진희 bonnyj@rfa.org

지난 2000년 이후 7년 만에 남.북 정상이 다시 만났지만, 이를 바라보는 미국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합니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가 아직 완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불신의 벽을 조금 더 허물어야 한다. 조금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1차 정상회담을 가진 뒤 이렇게 말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북측은 아직도 남측에 여러 가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며, 예를 들어 개혁과 개방이라는 용어에 대해 불신과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지도부에서는 남측의 북한의 체제 변화를 노려, 개혁 개방이라는 말을 쓰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여전하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다고 한국의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이 불신하는 만큼 북한의 생각과 입장을 먼저 고려하자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신뢰를 쌓아야 하는 쪽은 북한이라는 주장하는 쪽이 많습니다. 핵 실험과 불법 행동을 일삼고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자꾸 번복하는 모습을 보여준 북한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평갑니다.

신뢰를 잃은 북한이기 때문에 때문인 지 공동선언문 채택만을 남겨놓고 있는 2차 정상회담을 바라보는 미국의 시각은 냉담하기만 합니다. 2000년 1차 정상회담 때 주요 언론들이 앞 다투어 “역사적 만남”이라며 보도에 열을 올리던 모습은 이번에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첫 회담이 가지는 역사적인 의미가 사라진 탓도 있지만, 지난 7년간 북한이 보여준 불성실한 태도를 이유로 꼽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워싱턴 한국경제연구소의 스콧 템브란트(Scott Tembrant) 학술담당 국장의 말입니다.

Tembrant: “Since 2,000, individuals in both Washington and S. Korea have yet to be disappointed for 7 years by N. Koreans' inaction.”

(서울 뿐 아니라 워싱턴도 2000년도 1차 정상회담 이후 7년간, 북한이 별다른 행동을 보이지 않은 데 대해 실망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2차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가 상당히 낮았습니다.)

인권단체 링크(LINK)의 애드리안 홍(Adrian Hong) 대표는 정상회담이 발표된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정상회담에 무척 회의적이었습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은 정치적인 쇼였을 뿐 실질적인 내용이 없었는데,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Hong: (this president from S. Korea has never said a single word about human rights in N. Korea...)

"남한 대통령은 북한 인권은 물론 탈북 난민에 대해서도 단 한마디의 말도 한 적이 없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인권문제가 거론됐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크게 기대하지 않습니다."

또 다른 인권단체 디펜스포럼(Defense Forum)의 수잔 숄티(Suzanne Scholte) 대표는, 다가올 12월에 열릴 남한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북측의 전략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Scholte: (I think it's completely a ploy, I think Kim, Jong-il is got to do his best to influence the S. Korean election...)

"완전히 북한의 책략이죠. 김 위원장이 자신에게 가장 유화적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도록 영향을 미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스로를 분별 있고 협상가능한 상대로 보이게 하려는 김 위원장의 의도 같은데, 제게는 책략으로 보입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한 다른 이유들도 제기 됐습니다. 한국경제연구소의 템브란트 국장은 워싱턴에서는, 임기를 거의 다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만남에 큰 기대를 갖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노 대통령을 맞은 김 위원장의 얼굴도 그리 기뻐하는 기색이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더구나 이란과 북한의 핵 문제가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정상회담이 열려,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별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