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이라크 논쟁으로 북 핵폐기 2단계 일정 차질 예상”

워싱턴-김연호 kimy@rfa.org

북한의 핵폐기 2단계 조치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가 뜻밖의 암초를 만났습니다. 대북 에너지 지원을 담은 정부 예산안에 대해 미국 의회가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Bush: America should do what it takes to support our troops and protect our people. And today, I sent Congress an updated supplemental war funding request that will do just that.

부시 미국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에 필요한 내년도 예산을 추가로 의회에 요청했습니다. 모두 460억 달러에 이르는 추가 예산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지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에 주로 사용됩니다. 추가 예산에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대북 지원금 1억 6백만 달러도 포함돼 있습니다.

6자회담 합의에 따라 북한의 비핵화조치에 대한 상응조치로 중유 또는 그밖의 대북지원에 필요한 예산이라고 백악관은 설명했습니다. 대북 지원금으로 책정된 1억 6백만 달러는 중유 20만 톤에서 25만 톤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추산됩니다. 백악관은 의회가 추가 예산안을 올해 안에 승인해 줘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의 반응은 차갑습니다.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온 민주당은 추가 예산안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민주당의 리드 상원 원내총무입니다.

Ried: (President Bush has not expect Congress to rubber stamp this latest supplemental request. We won't do that.)

“의회가 추가 예산안을 무조건 승인하리라고 부시 대통령이 기대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민주당은 적어도 내년 초까지 부시 대통령의 추가 예산안에 대한 의회의 의사일정을 시작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번 예산안에 포함된 대북 지원금도 내년 초까지 의회의 승인을 받기 어려워졌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올 연말까지 핵시설을 불능화하고 핵프로그램을 전면 신고하기로 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에서 북한담당관을 지낸 조엘 위트씨입니다.

Wit: (They're going to watch closely. I think if we delay then they will delay.)

“북한은 미국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할 겁니다. 미국이 상응조치를 미룬다면, 북한도 핵폐기 2단계 일정을 늦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쉬 박사는 부시 행정부가 다른 방법을 통해 의회로부터 대북 지원금을 승인받을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고 분석합니다.

Niksch: (It could be sent up as a separate appropriations request.)

"부시 행정부가 대북 지원금만 따로 떼어서 새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할 수 있습니다. 또 의회의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대북 지원금 부분만 따로 승인해 주는 것도 기술적으로 가능합니다."

닉쉬 박사는 그러나 의회가 휴회에 들어가는 다음달 15일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대북 지원 예산이 어떻게 처리될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